여고생을 상대로 수차례 성희롱을 한 교사가 형사재판 확정판결이 나오기 전에 정직 처분을 받은 것은 위법하다며 소송을 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수원지법 행정1부(부장판사 이정민)는 교사 A씨가 경기도 교육감을 상대로 낸 징계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고 24일 밝혔다.
성남시에 있는 한 고등학교에 재직중인 A씨는 2015년 한 학생이 "선생님 배고파요"라고 말하자, 지나가는 여학생들을 가리키며 "여기 먹을거 많잖아"라고 대답하는 등 여학생들에게 성희롱을 했다가 지난해 학교에서 해임됐다.
A씨는 수업 중 여학생의 이름을 버섯에 빗대면서 남성의 성기를 연상시키는 말을 하는가 하면, 영어단어를 설명하면서 "나는 단추를 다 풀어헤치는 것이 좋다"고 말하는 등 학생들에게 성적 수치심을 주는 말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돼 지난해 1월 선고유예 처분을 받기도 했다.
A씨는 해임 처분에 불복해 소청심사를 청구했고, 교원소청심사위원회는 지난해 5월 "해임은 지나치다"며 A씨에 대한 징계를 정직 3개월로 감경했다.
그러자 A씨는 "형사 재판의 판결이 올 2월 확정됐는데, 그 전에 이뤄진 징계 처분은 위법하다"며 법원에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원고는 미성년자인 학생들을 교육하는 교사라는 특수한 지위에 있다"며 "징계사유와 같은 언행으로 인해 교육현장에서 학생들이 입을 부정적인 영향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원고는 관련 형사소송에서 이 사건 징계처분의 징계사유와 동일한 범죄사실로 유죄확정 판결을 받았다"며 "정직 3개월의 처분의 사유가 인정되지 않거나 명백히 부당하다고 볼 증거가 없고, 징계권자가 재량권을 일탈·남용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판시했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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