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스타벅스가 흑인 남성의 음료구매 전 화장실 이용은 제지한 반면 백인에게는 허용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또 인종차별 논란에 휩싸였다. 최근 흑인 남성 2명이 주문 없이 자리에 앉았다는 이유로 필라델피아의 한 매장에서 ‘무단침입’ 신고를 당해 경찰에 연행된 사건이 발생한 바 있다.
흑인 남성인 브랜든 워드는 지난 1월 자신이 로스앤젤레스의 한 스타벅스 매장에서 이 같은 인종차별을 당했다며 당시 촬영한 영상을 최근 소셜미디어에 올렸다고 미 CBS방송 등이 17일(현지시간) 전했다.
워드의 주장에 따르면 그는 당시 매장에서 화장실을 이용하기 위해 직원에게 화장실 비밀번호를 물었다. 하지만 매장 직원은 물건을 먼저 사야 화장실 이용이 가능하다며 알려주지 않았다. 이 매장은 물건을 구매한 뒤에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도록 영수증에 비밀번호를 기재해뒀다.
그런데 워드는 이후 백인 남성이 아무것도 구매하지 않았음에도 매장 직원이 화장실 비밀번호를 알려주는 것을 목격했다. 워드는 이 남성에게 어떻게 화장실을 사용했는지 물었고, 백인 남성은 매장 측에서 비밀번호를 알려줬다고 말했다.
워드는 이 과정을 스마트폰으로 촬영했다. 워드는 매장 직원에게 “내 피부색 때문이냐”고 따졌지만 매장 측은 촬영을 중단하라고 맞섰다.
앞서 지난 12일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의 한 스타벅스에서도 인종차별 논란이 발생해 CEO가 나서 직접 사과한 바 있다. 흑인 남성 2명이 주문 없이 자리에 앉았다는 이유로 직원에게 신고를 당해 경찰에 연행됐는데, 현장을 찍은 스마트폰 영상이 퍼지면서 현지에선 스타벅스의 인종차별이 도마에 올랐다.
이에 스타벅스는 성명을 내고 “두 사람과 우리 고객들에게 사과한다”며 “이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재발방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경찰과 함께 진상을 파악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케빈 존슨 스타벅스 최고경영자(CEO)는 시애틀 본사에서 필라델피아로 직접 찾아가 흑인 남성 2명에게 직접 사과했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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