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SK가 기적에 가까운 우승 확률 ‘10%’에 도전한다. 무엇보다 3쿼터 승부가 가장 중요하다.
통계로 본 SK의 올 시즌 프로농구(KBL) 챔피언결정전 우승 확률은 10%밖에 되지 않는다. 역대 챔피언결정전에서 한 팀이 1~2차전을 내리 진 경우는 10차례 있었다. 그 중 9번은 준우승이라는 결과를 받아야 했다. 단 한 팀만이 우승에 성공했다. 1997-1998 시즌 대전 현대가 부산 기아에 1~2차전을 내줬지만 최종 7차전까지 가는 승부를 벌인 끝에 4승 3패로 우승 트로피를 챙겼다.
이 통계는 챔피언결정전과 같은 큰 무대에서 완벽히 기선제압을 당한 팀이 전세를 뒤집기가 어렵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SK는 지난 8일부터 시작된 원주 DB와의 챔피언결정전 2경기에서 2연패를 당했다. 앞으로 2경기를 더 내주면 봄 농구가 끝난다. 12일 홈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리는 3차전부터 반격에 성공해야 대역전극을 써낼 기회를 잡는다.
지난 1~2차전 기록을 보면 SK는 유독 3쿼터에 약했다. 지난 8일 1차전에서 2쿼터까지 46-45로 DB에 앞섰다. 지난 10일 2차전에서는 전반전 47-41로 리드를 잡았다. 하지만 두 경기 모두 3쿼터 들어 DB에 역전을 허용하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1, 2차전 3쿼터에서 각각 20점씩을 쏟아낸 DB 외국인 선수 디온테 버튼의 폭발력을 저지하지 못한 게 가장 큰 패인이었다.
하지만 SK가 진 이유는 또 있다. 3쿼터에 가장 잘하는 농구를 하지 못했다. SK는 DB에 비해 상대 수비가 자리 잡기 전에 펼치는 얼리 오펜스, 즉 선수들의 기동력을 십분 활용한 속공 플레이에 강점이 있다. 실제로 SK는 1차전에서 팀 속공 10개로만 21점을 올렸다. DB의 팀 속공은 3개였다. SK의 속공은 2차전에서 6개로 줄었지만 DB(4개)보다는 많았다. 테리코 화이트와 김선형, 최준용 안영준 등의 스피드를 잘 살렸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SK는 3쿼터만 되면 강점인 스피드를 활용하지 못했다. SK는 1차전 3쿼터 때 속공 1개만 성공했다. 2개를 기록한 DB보다 적었다. 3쿼터 실책은 4개로 DB(1개)보다 많았다. 2차전 3쿼터 양상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SK가 속공 없이 실책 3개를 기록하는 동안 DB는 2차례 속공 득점을 가져갔고, 실책은 1개에 불과했다.
속공은 공을 스틸하거나 수비 리바운드를 잡는 것에서 시작된다. SK는 로드 벤슨을 앞세운 DB보다 높이에 약점이 있다. SK의 1, 2차전 리바운드 개수는 29-45, 28-43으로 각각 크게 뒤졌고, 3쿼터 수비 리바운드 개수는 두 경기 합쳐 7개뿐이었다. DB가 버튼을 중심으로 공격을 몰아칠 때 SK는 리바운드에 어려움을 겪었고, 속공 득점도 줄었다.
SK는 1, 2차전 4쿼터에서 끌려가는 상황이었지만 경기 종료 직전까지 끈질긴 추격전을 펼친 게 위안거리다. 4쿼터가 시작됐을 때 추격자보다 유리한 도망자의 입장이 되려면 3쿼터 승부는 더욱 중요하게 다가온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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