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습번트, 도루, 홈런… 가성비 용병 호잉의 ‘6툴’쇼

Է:2018-04-11 15:44
:2018-04-11 15:46
ϱ
ũ

OPS, 도루 동시 KBO 1위… 타순 가리지 않고 재치 발산

KBO리그 OPS 1위를 달리는 한화 이글스의 새 외국인 타자 제라드 호잉(오른쪽). 장타력과 정확성을 겸한 데다 재치 있는 주루까지 보여준다. 한화 이글스 제공

“5개의 툴이 아니라, 태도까지 6툴인 것 같네요.” 지난 10일 한화 이글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를 중계하던 정민철 MBC스포츠 해설위원은 한화의 새 외국인 타자 제라드 호잉을 보며 이렇게 말했다. 홈런을 치고 덕아웃에 들어온 호잉이 밝게 웃으며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었다. 호잉이 컨택트 능력, 장타력, 포구, 송구, 주루 등 ‘5툴 플레이어’임은 물론 팀에도 잘 융화되고 있다는 칭찬이었다.

한화는 시즌 전 수비가 되는 장거리형 타자를 찾고 있었다. 지난 시즌 강렬한 인상을 남긴 로사리오의 빈자리를 어떻게든 대체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렇게 발탁된 호잉은 여느 외국인 타자들과 달리 하위 타순에서 시즌을 출발했다. 연봉과 계약금을 합쳐 70만 달러인데, 외국인 타자 10명 가운데 9위 수준이었다. ‘가성비 용병’이라는 말도 돌았다.

하지만 호잉은 타순과 무관하게 경기마다 재치 있는 활약을 펼치며 야구팬들에게 각인되기 시작했다. 지난 10일 KIA의 강속구 투수 한승혁을 상대로 멀티 홈런을 뽑아내는 장면은 그의 능력을 엿보게 해 주는 장면들이었다. 1회말 첫 타석에서 친 홈런은 1볼 상황에서 스트라이크를 잡으러 들어오는 직구를 놓치지 않은 것이었다. 한가운데였다 하더라도 시속 151㎞의 빠른 공이었고, 앞선 타자들은 한승혁의 구위에 눌리는 모습이었다.

2-3으로 끌려가던 6회말의 동점홈런은 풀카운트에서 나왔다. 호잉은 처음엔 불리한 볼카운트에 몰렸지만, 한승혁이 보여주는 낙차 큰 커브를 2개 연속으로 참아내며 끈질긴 승부를 펼쳤다. 그리곤 한승혁이 결정구로 선택한 시속 141㎞의 포크볼이 스트라이크 존 안에 들어오자 놓치지 않고 받아쳤다. 결국 선구안으로 만들어낸 홈런이었고, 수싸움의 승리였다.

호잉은 KBO 데뷔 타석부터 큰 인상을 남겼다. 지난달 한화와 넥센 히어로즈의 개막전에서 호잉이 타석에 들어서자 넥센 내야진은 좌타자의 잡아당기는 타격을 예상하고 각자의 자리에서 1루 방향으로 이동했다. 하지만 이를 확인한 호잉은 기습번트 자세를 취하더니 3루 쪽으로 타구를 굴려 보냈고, 간단히 1루에 안착했다. 장타를 노리는 외국인 타자들에게서 좀체 찾기 힘든 플레이였다.

과감한 도루도 많은 화제를 낳았다. 지난 7일 kt 위즈와의 경기에서는 투수가 1루에 견제구를 뿌릴 때 3루에서 홈으로 쇄도했다. 애초 아웃 판정이었지만 비디오 판독을 거쳐 원심이 번복되며 도루로 기록됐다. 호잉은 확신에 찬 표정으로 덕아웃을 향해 네모를 그렸었다. 단독 홈스틸은 아니었지만 이 재치 있는 플레이는 팀 패배 속에서도 회자됐다.

가성비 용병이라는 호잉은 현재 OPS(출루율과 장타율의 합) 1.374를 기록, KBO 리그 전체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0.419의 타율은 양의지(두산 베어스·0.429)에 이은 2위다. 4개의 도루는 로저 버나디나(KIA 타이거즈), 박해민(삼성 라이온즈)과 함께 리그 최다이며, 5개의 홈런은 선두그룹(6개)과 단 1개 차이다. 야구 통계 사이트인 스탯티즈는 호잉의 대체선수대비승리기여도(WAR)를 양의지에 이은 2위로 계산하고 있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

GoodNews paper Ϻ(www.kmib.co.kr), , , AIн ̿
Ŭ! ̳?
Ϻ IJ о
õ
Ϻ Ź