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비로 차량을 운행하면서 수배자를 검거해도 아무런 보상이 없었다. 기름값도 보전되지 않았다. 그래서 경유를 훔쳤다”
주차된 레미콘 차량에서 기름을 훔친 혐의로 최근 구속된 경찰관이 한때 사비를 털어가며 수배자를 잡던 '1등 경찰관'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대전 대덕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3일 절도 혐의로 구속된 대전 동부경찰서 소속 A경사는 대전의 한 지구대에서 근무할 당시 수배자를 많이 검거한 '검거왕'이었다.
A경사는 지난달 1일 자정쯤 대전 대덕구의 공단 근처 도로에 주차된 레미콘 차량 5대에서도 경유 320ℓ를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A경사는 쉬는 날에도 자신의 차량을 이용해 수배자를 잡으러 다녔고, ‘검거왕’이란 별명이 붙을 정도로 실적도 좋았다. 그는 경찰서장 표창을 받고 일부 언론에 검거 사례가 소개되기도 했다.
하지만 A경사는 검거 실적에도 기름값이 보전되지 않는 등 보상이 없고, 특진 심사에서도 탈락하자 기름을 훔친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수사 부서가 아닌 지구대에 근무했기 때문에 주유비를 보전 받을 수 없었다.
A경사는 경찰 조사에서 "특진 심사에서 계속 고배를 마시자 경유를 훔쳐 차에 주유했다"고 자백했다. 대덕경찰서 관계자는 "수배자를 많이 검거하는 것이 특진의 요건은 아니다"면서 "A경사가 이 같은 선택을 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경찰은 오는 10일 A경사를 절도 혐의로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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