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행측 “정상적 절차 거쳤고 서류 전형 특혜 없었다” 부인
檢, 대구銀이 채용 대행사에 인사 자료 폐기 지시 포착
신한금융그룹 전·현직 고위 임원의 자녀 20여명이 신한은행이나 신한카드에 재직했거나 아직 근무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신한은행은 “정상적 입사 절차를 거쳤고, 서류전형 특혜는 없었다”며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라응찬·한동우 전 신한금융 회장, 신상훈 전 신한금융 사장, 이백순 전 신한은행장, 홍성균 전 신한카드 사장의 자녀들이 신한은행이나 신한카드에 입사해 근무하고 있거나 퇴사한 것으로 파악됐다. 현직 대표이사급에선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의 딸이 신한카드에서 일하고 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임 사장의 딸은 임 사장이 은행 전무이던 2011년 정규직 공채로 입사했다”고 설명했다. 김형진 신한금융투자 사장의 아들은 신한카드에 다니다가 최근 퇴사했다. 신한은행 측은 “은행 역사가 오래되다 보니 임원 자녀가 들어오고 나간 일은 있었다”면서도 “서류전형은 외부 대행업체에 맡겨왔기 때문에 전·현직 임원의 자녀에게 특혜를 줬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밝혔다.
은행권은 전·현직 임원의 자녀 채용과 관련해 26년 전인 1992년 라 전 신한금융 회장 아들 입사 문제까지 불거지자 당혹스럽다는 반응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비리를 입증할 수 있는 물증을 찾는 게 쉽지 않겠지만 이와 별개로 투명성 공정성에 민감한 청년층의 화를 돋울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구지검 특수부(부장검사 박승대)는 이날 DGB대구은행이 A채용대행 업체에 공문을 보내 인사 자료를 폐기하라고 지시한 정황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채용 절차가 끝난 뒤 일정 기간 자료를 보관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해당 업체는 서둘러 자료를 폐기했다. 검찰은 자료 폐기를 채용 비리의 증거인멸을 위한 의도로 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은행 측이 지난해 12월 금융감독원이 금융권 채용시스템을 자체 검사하고 난 뒤 채용 비리가 의심되는 은행에 대한 점검에 나서자 이를 예상하고 자료를 폐기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검찰은 박인규 전 대구은행장이 부정 채용을 지시했거나 개입한 혐의에 대해서도 수사를 벌일 예정이다.
우성규 기자, 대구=최일영 기자mainpor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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