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온라인 한국사 강사가 시험 난이도를 지적하며 출제자에게 일침을 가하는 영상이 온라인상에서 화제다.
지난달 24일 치러진 2018년 서울시 지방공무원 7급 필기시험이 끝난 뒤 여러 온라인 강의 사이트는 문제 풀이 영상을 공개했다. 그중 주인공은 평소 시원스러운 화법으로 많은 수강생의 인기를 끌고 있는 전한길 강사였다.
평소와 다름없이 문제를 풀던 전 강사는 갑자기 “지X 같은 문제였죠?”라며 7번 문항을 가리켰다. 이어 “이 해설 강의를 출제하신 교수님이 볼 리는 없겠지만 문제를 이따위로 출제하면 안 된다”며 “반성해야 한다. X발 (문제를) 이렇게 내면 어떡하느냐”고 지적했다.
전 강사가 문제 삼은 7번 문항은 고려 시대 역사 서적 4점이 언제 쓰였는지 정확하게 알아야 풀 수 있는 고난도 문제다. 답은 ㄷ. 고금록(1284년 충렬왕 10년)-ㄹ. 제왕운기(1287년 충렬왕 13년)-ㄱ. 본조편년강목(1317년 충숙왕 4년)-ㄴ. 사략(1357년 공민왕 6년)을 순서대로 이은 3번이다. 이 문제는 지엽적인 내용을 다룬 극악 난이도로, 시험 직후 많은 수험생 사이에서 언급된 문항이다.
전 강사는 “이건 가르치는 강사나 대학교수가 풀어도 맞힐 수 없는 문제”라며 “대학교수님이 출제하시더라도 수험생들 눈높이에 맞춰내야 한다. 전공자들에게 내는 문제가 아니지 않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시험이라는 건 공부를 열심히 하고 똑똑한 학생을 합격시키고 그렇지 않은 사람을 떨어뜨리는 건데, 이 문제는 공부해도 맞힐 수 없는 문제”라며 “변별력이 꽝이라는 뜻”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또 “내가 쓴 교재에 나오는 내용이다. 그래도 안 된다. 1200쪽짜리 교재를 누가 다 외우느냐”며 “출제자가 갑의 위치에 있다. 이런 게 갑질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전 강사는 문제 풀이를 마무리하면서 또 한 번 일침을 가했다. 그는 “시험 문제 하나로 공무원이 될 수 있느냐 없느냐가 결정되는 것”이라며 “운명이 달린 사람은 이 한 문제에 얼마나 신중해야 하는지 (출제자가) 알고 있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앞으로 출제를 하더라도 신중하게 해 달라”고 요구했다.
전 강사의 분노 섞인 영상은 각종 SNS로 퍼졌고 유튜브에서도 많은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네티즌들은 “속이 다 시원하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을 대신 해주셔서 감사하다” 등의 댓글로 공감을 표현했다.
문지연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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