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최고 명문으로 이름난 베이징대학에서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폭로가 터져 나왔다. 20년 전 지도교수로부터 강제 추행을 당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여학생의 사연을 그 친구들이 대신 알리고 나선 것이다.
7일 중국 인터넷매체 펑파이(澎湃)에 따르면 베이징대 사회학과 95학번 출신의 리유유(李悠悠)는 최근 한 온라인 사이트에 ‘선양(沈陽·63) 교수를 실명 고발한다’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리유유가 쓴 글에는 같은 과 친구였던 가오옌(高岩)이 20년 전 선 교수로부터 강제추행을 당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리유유는 “1995년 선 교수가 신입생이었던 가오옌을 문헌반 학습위원으로 지목했다”며 “이후 학습과제를 자기 집으로 가져오라고 한 뒤 억지로 껴안고 키스하는 등 강제 추행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듬해 가오옌이 ‘선 교수가 굶주린 늑대처럼 내 옷을 벗겼고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일을 당했다’고 했다”며 “가오옌이 ‘싫다’며 강하게 거부하자 선 교수가 ‘사랑해서 그런다’고 답했다고 한다”고 폭로했다.
리유유는 이 모든 내용은 가오옌이 자신에게 털어놓은 이야기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선 교수가 다른 여학생들 사이에서도 유사한 문제를 빚었고, 다른 학생들에게 ‘나는 가오옌이 싫은데 그 애가 먼저 나를 쫓아다니면서 유혹해 침대로 끌어들였다. 정신병이 있는 것 같다’는 말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온갖 소문에 시달리던 가오옌이 심각한 심적 고통으로 힘겨워하다 1998년 3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말도 전했다. 리유유는 이제서야 미투 폭로에 나선데 대해 “당시에는 사건의 진상을 공개할 여론이나 인터넷 환경이 마련돼 있지 않았다”며 “최근 실명 폭로 사례가 이어지는 것을 보고 친구의 억울함을 풀어줄 때라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해당 글이 온라인상에서 뜨거운 반응을 보이자 가오옌의 다른 친구들도 폭로전에 가세했다. 이로 인해 사태가 더욱 커졌고 베이징대 측은 당시 사건을 재조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선 교수는 현재 난징(南京)대 문학원 언어학과 주임 교수로 재직 중이다. 선 교수는 중국 교육부가 매년 국내외 50명에게 주는 최고 학술영예인 ‘장강학자’(長江學者) 칭호를 2011년에 받기도 했다.
문지연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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