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 미세먼지, 프로야구도 삼켰다

Է:2018-04-07 0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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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인천·수원 경기 취소… 출범 후 36년 만에 처음

프로야구단 NC다이노스 선수들이 6일 서울 잠실운동장에서 경기를 준비하다 미세먼지로 취소되자 덕아웃으로 들어오고 있다. 뉴시스

잠실 일대 경보 기준치 넘어
KBO “선수 플레이에 지장… 관중 건강도 고려해 판단”
시민 “모처럼 왔는데 섭섭 빨리 알렸으면…” 아쉬움도
서울시, 전역 미세먼지 경보 올해 처음… 외출 자제 당부

미세먼지 때문에 6일 수도권의 프로야구 경기가 모두 취소됐다. 1982년 프로야구 출범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미세먼지가 일상에 미치는 영향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서울 잠실구장(NC-두산전)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삼성-SK전), 수원 kt위즈파크(한화-kt전)에서 열릴 예정이던 경기를 취소하기로 결정했다. 잠실구장 경기감독관 김용희 전 SK와이번스 감독은 “시합 환경이 너무 좋지 못해 불가피한 결정이었다”며 “그라운드에서 선수들이 플레이를 하는데도 문제가 있을 것 같았고 관중이 불편한 환경에서 경기를 보는 것도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취소 이유를 설명했다.

야구장에서 ‘불금(불타는 금요일)’을 즐기려한 관객들은 경기장에 들어가 보지도 못하고 발길을 돌렸다. 여자 친구와 함께 서울 잠실야구장을 찾은 대학생 손모(21)씨는 “여자 친구를 사귀고 처음 온 야구장인데 갑자기 경기가 취소돼 허망하다”고 했다. 중학생 김모(13)군은 “비 때문엔 경기가 취소돼도 미세먼지 때문에 취소될 줄은 상상도 못했다”며 멋쩍게 웃었다.

초등학생 아들과 함께 온 직장인 안모(47·여)씨는 “아이가 굉장히 기대하고 왔는데 아쉽다”며 “시민 건강을 염려해 경기를 취소한 건 좋은데 조금 더 빠르게 알렸으면 좋았을 것이다”고 했다. 불금 대목을 준비한 상인들도 매출이 떨어졌다며 울상을 지었다. 편의점 아르바이트생 정모(19)씨는 “맥주 환불을 하러 온 손님이 꽤 됐다”고 했다. 일부 관객은 지하철 종합운동장역 내 휴게실에서 미리 산 치킨과 햄버거를 먹으며 아쉬움을 달랬다.

미세먼지 농도가 갑자기 높아진 것은 중국발 황사 때문이다. 잠실 일대의 미세먼지 농도는 377㎍/㎥로 주의보(150㎍/㎥)는 물론 경보(300㎍/㎥) 기준치를 훌쩍 넘어섰다. 기상청은 중국 만주부근에서 발원한 황사가 7일 오전까지 한반도 상공을 지나갈 것으로 예상했다.

서울시는 오후 6시를 기준으로 시 전역에 미세먼지(PM-10) 경보를 발령하고 시민들에게 외출 자제와 마스크 착용을 당부했다. 미세먼지 경보는 미세먼지 시간 평균 농도가 300㎍/㎥ 이상이 2시간 지속될 때 발령된다. 서울시에 미세먼지 경보가 발령된 것은 올 들어 처음이다. 경기도 동·북부 지역과 인천 강화에도 이날 오후 4시부터 미세먼지 경보가 발령됐다. 환경부는 황사대책상황실을 설치하고 학교 실외수업·야외활동 금지, 실외근무자 보호구 착용 등 황사 및 고농도 미세먼지 대응을 요청했다.

프로야구 경기 취소는 2016년 KBO 리그 규정에 신설됐다. 강풍 폭염 안개와 함께 미세먼지 주의보가 발령됐을 때도 경기운영위원이 심판 및 경기관리인과 협의해 취소 여부를 결정한다.

앞으로도 미세먼지가 경고 수준으로 심한 날에는 프로야구가 취소될 가능성이 크다. KBO 관계자는 “단순히 미세먼지 수치만 고려하지 않고 시간이 흐르면 나아질 수 있는지, 현장에서 시야 문제가 발생하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경기 취소 여부를 판단하겠다”면서 “사회문제로 대두된 미세먼지 문제를 좀 더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7일 프로야구 경기가 제대로 열릴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기상청은 “바람이 어떻게 부느냐에 따라 그날 황사 영향이 달라진다”고 밝혔다.

이상헌 손재호 김남중 조민아 기자 sayh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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