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명태 그 말의 유래 중엔 조선시대 함경도 명천 지방에 사는 태씨 성의 어부가 처음 잡아 해서리 명천의 명자 태씨 성을 딴 태자 명태라고 했데이제니”
강산에가 붉은색 재킷을 입고 의자에 앉았다. 묵직한 전자 기타 소리가 울렸다. 그의 아버지가 함경남도 북청 출신이라고 했다. “고향에 꼭 한번 가보고 싶다”던 아버지를 생각하며 만든 노래라고 한다. 그는 객석에 앉은 관객 한 명, 한 명과 눈을 맞추며 아버지 고향 사투리와 ‘포크 록’ 반주가 어우러진 곡 ‘명태’를 불렀다.
남측 예술단의 단독 공연 ‘봄이 온다’ 녹화분이 5일 방송됐다. 강산에는 실향민의 아픔을 담은 ‘라구요’와 가사가 독특한 ‘명태’, 두 곡을 노래했다. 북한 주민들은 그가 서툰 억양으로 부른 함경도 사투리 가사를 어떻게 들었을까. 공연 중계 카메라가 비춘 관객은 웃고 있었다.
이 곡은 함경도 특산품인 명태의 어원을 유쾌하게 풀어낸다. 강산에는 가사에서 명태를 “내장은 ‘창란젓’ 알은 ‘명란젓’ 아가미는 ‘아가미젓’으로 만드는, 잡는 방법에 따라 이름이 다른 맛있는 물고기”라고 설명했다. 그가 “어느 하나 버릴 것 없는 명태”라며 “그 기름은 또 약용으로 쓰인데제이요”라고 했을 때 객석의 한 남성이 카메라에 잡혔다. 강산에 곡이 신기한 듯 옅은 미소를 짓고 있던 남성은 황급히 표정을 감췄다.

다음으로 포착된 관객은 분홍색 체크무늬 재킷을 입은 여성이었다. 여성 역시 웃음기 어린 얼굴로 공연을 지켜봤다. 강산에가 “영걸이 왔니?”라고 말하는 순간 카메라에 잡힌 남성은 이를 드러내며 활짝 웃었다. 다소 딱딱한 표정으로 예술단 무대를 감상하던 관객들은 강산에가 명태를 부를 때 가장 다양한 표정을 보였다.

강산에는 2차 공연이 끝난 3일 열린 예술단 환송 만찬에서 북측 관계자로부터 곡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았다고 4일 한국일보에 밝혔다. 그는 “북측 음악인들이 명태의 내레이션 부분을 ‘랩’이라고 하며 ‘그 부분이 좋다’고 하더라”면서 “내가 노래를 부르던 중 눈물을 보이자 관객들이 손뼉을 쳐 응원해줬다”고 말했다. 이어 “라구요를 부르는 데 갑자기 어머니 생각이 정말 많이 났다”고 덧붙였다.
충청도 출신인 강산에의 어머니는 함경도로 시집을 갔다가 한국전쟁 때 피란 와 거제에 정착했다. 이후 함경남도 북청 출신인 아버지를 만나 가정을 꾸렸고, 강산에와 그의 누나가 태어났다. 강산에는 “부모님 고향에 와 있다는 사실을 제대로 실감하지 못하다가 리허설을 준비하면서부터 부모님 생각이 많이 났다”고 전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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