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는 페널티박스 한복판에서 골문을 등지고 펄쩍 뛰어 왼쪽 다리를 들었다. 공은 보통 사람의 키를 넘겨 날아들고 있었다. 헤딩슛도 쉽지 않은 높이였다. 그게 호날두의 왼발에 적중했다.
페널티박스 오른쪽에서 띄워져 골문 앞으로 포물선을 그리며 떨어지던 공은 골문 쪽으로 방향을 틀어 ‘로켓포’처럼 날아갔다. 그렇게 골문 오른쪽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베테랑 골키퍼 잔루이지 부폰(유벤투스)이 꼼짝 못할 정도였다. 1-0으로 앞선 후반 19분. 승부에 쐐기를 박은 호날두의 추가골이었다.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와 이탈리아 유벤투스가 4일 이탈리아 토리노 알리안츠 스타디움에서 격돌한 2017-2018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은 호날두의 진가를 확인한 경기였다. 호날두는 이 경기에서 멀티 골을 넣고 3대 0 완승을 이끌었다. 유벤투스의 전의를 꺾은 호날두의 오버헤드킥 추가골은 전후반 90분을 통틀어 가장 인상적이었다.
스페인 일간 마르카가 분석한 호날두의 오버헤드킥 타격 지점의 높이는 2.38m, 몸을 띄운 높이는 1.41m였다. 마르카는 “크로스바가 2.44m 높이에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호날두의 슛이 얼마나 믿기 어려운 기술인지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벤투스 안방 관중조차 박수를 칠 수밖에 없는 장면이었다. 호날두는 경기를 마치고 UEFA와 가진 인터뷰에서 “무엇이라고 말하기 어렵다. 굉장했다”며 “기립박수를 보낸 유벤투스 관중에 감사하다. 내 선수 인생에서 다시 볼 수 없을 장면이었다”고 말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233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