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대표적인 미션스쿨인 연세대학교(총장 김용학) 교정에 2m 높이의 ‘해태(해치)상'이 설치돼 있어 논란을 빚고 있다.
받침대 위에 앉아 익살스런 표정으로 교정을 응시하는 모습의 해태상은 1983년 이 학교 졸업생들이 액운(厄運)을 방지한다는 이유로 기증해 서울 신촌캠퍼스 본관 앞뜰에 좌우로 설치됐다.

교계에선 상상 속 동물인 해태를 기독교대학인 연세대가 35년간 방치한 것은 불건전한 무속신앙과 미신을 부추기는 행위라고 비판하고 있다.
교회건강연구원장 이효상 목사는 3일 “기독교정신으로 설립한 연세대가 이런 동물상을 마치 믿기라도 하듯 세운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며 “미신적 상징물을 즉각 치워 기독교대학의 정체성을 바로 세우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이 목사는 “만약 문화유산을 연구하고 보존하는 대학박물관 같은 장소라면 문제될 것이 없겠지만, 연세대 본관 앞은 이 대학 설립자 언더우드 선교사의 동상과 교훈인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요 8:32)’는 구절이 새겨진 석판이 있는 곳”이라며 “기독교 문화재가 많은 이 곳에 풍수지리적인 의미의 해태상이 놓인 것 자체가 기독교신앙뿐 아니라 역사적, 문화적으로도 조화롭지 못하다”고 꼬집었다.
서재생 서울대현교회 목사는 “연세대가 해태상을 방치한 것은 기독교역사와 문화의식이 얼마나 부재한지를 반증하는 것”이라고 했다.
박계문 전 이랜드 사목도 “기독교세계관이 있어야 할 곳에 동물숭배신앙인 해태상이 있다니 영적 중병에 걸린 것은 아닌지”라고 반문했다.
이에 대해 연세대 관계자는 “워낙 오래된 조형물이라 어디에 문의할지 난감하다”면서 “학교 역사를 잘 아는 시설팀에 알아보겠다. 교목실, 신학대 교수에게 신앙적인 부분도 문의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기독교적인 조형물은 아닌 것 같다. 주술적인 의미까지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해태는 중국 문헌 ‘이물지(異物志)'에 나오는 상상의 동물이다. 선악을 가리고 화재나 재앙을 물리치는 상서로운 동물로 여긴다. 때문에 조선시대에는 경복궁의 광화문 앞과 근정전의 처마마루 등 궁궐을 비롯 서울 곳곳에 신수(神獸) 또는 벽사의 의미로 세워졌다. 한자어로는 ‘해치’(獬豸)라고 한다.
해태는 2008년 서울시의 상징물로도 선정됐다. 해태문양을 부착한 ‘해치택시'를 비롯해 광화문광장에 해치마당을 만드는 등 서울 곳곳에 해태상이 들어서고 있다.

성경은 “너를 위하여 새긴 우상을 만들지 말고 또 위로 하늘에 있는 것이나 아래로 땅에 있는 것이나 땅 아래 물속에 있는 것의 아무 형상이든지 만들지 말며”(출 20:4)라고 말하고 있다.

한국교회언론회 사무총장 심만섭 목사는 “연세대는 하나님이 지켜주시는 대학이지 미신에 의지해 유지되는 대학이 아니다”며 “철거해야 마땅하고 그 자리에 성경구절을 써서 학생들에게 교훈을 삼아야한다. 미신과 우상을 섬긴 이스라엘은 망했다”고 했다.

연세대 교정에서 만난 이모(22)씨는 “해태상은 문화적 친근함보다 토테미즘적인 흉물스러운 느낌을 준다”고 했다.
이 대학 신학과에 재학중인 김모(21)씨는 “옛 조형물이라 하더라도 장소와 분위기가 어울려야한다. 기독교대학에서 동물을 숭배하는 조형물을 세우다니 언더우드 선교사가 하늘에서 보면 한탄할 것”이라고 했다.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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