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살만한 세상] 왕따 남학생을 구한 여학생의 ‘용기’… 네티즌 울린 연애담

Է:2018-04-02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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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오와 코스케의 이야기를 그린 일본 영화 '양지의 그녀' 왕따 당하는 여학생에게 남학생이 유일한 친구가 돼주며 인연을 맺게 된다. 사진=양지의 그녀 예고편 캡처

“나랑 놀아줘서 고마워”

왕따 여학생과 같은 반 남학생의 인연을 그린 일본 영화 속 대사입니다. 전학생 ‘미오’는 자신을 돕다 괴롭힘을 당하게 된 ‘코스케’에게 놀이터에서 이같이 말하죠. 코스케가 다른 지역으로 이사를 가며 멀어졌던 두 사람은 10년 뒤 우연히 재회해 부부가 됩니다. 동화같은 이야기 속 첫 만남은 미오처럼 왕따가 될 수도 있다는 두려움을 이겨낸 코스케의 ‘용기’가 없었다면 이뤄지지 않았을 겁니다.

최근 네이트판 게시물의 한 댓글에 미오와 코스케를 꼭 닮은 사연이 소개됐습니다. 익명의 네티즌은 고등학교 2학년이던 때 심하게 왕따를 당하던 같은 학년 남학생을 좋아했다고 말했습니다.


남학생을 정말 좋아했던 글쓴이는 주변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그를 끈질기게 쫓아다녔다고 합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친구들은 글쓴이까지 놀리기 시작했습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남학생이 “비참하게 하지 말고 제발 가만 놔둬”라며 글쓴이를 밀어냈습니다. 글쓴이는 자신도 정말 우울했지만 남학생이 더 힘들 것을 걱정해 참고 기다렸습니다.

글쓴이는 코스케처럼 용감했습니다. 매일 남학생을 찾아가 마음이 담긴 쪽지를 전하고, 간식을 사주고, 답이 오지 않아도 문자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자신이 상처받은 것보다 남학생이 우울한 게 더 속상했습니다. 그렇게 지낸 지 한 달이 되던 날 늦은 저녁 남학생에게 갑자기 문자가 왔습니다. 집 앞이니 한 번만 나와달라는 내용이었습니다.

비가 유독 많이 오던 밤, 집 앞에서 만난 남학생은 울고 있었습니다. 그는 그날 괴롭힘을 견디지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을 계획이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한 건물 옥상에서 뛰어내리기 전 글쓴이 얼굴이 생각났다고 했습니다. 그는 “부모님이나 형이 아닌 네 얼굴이 떠올랐다”며 “정말 부끄럽지만 잘 지내보고 싶다”고 고백했습니다. 글쓴이는 그 날을 “내 인생 최고 순간”이라고 표현했습니다.

남학생을 괴롭히던 친구들은 학교 폭력 사건에 휘말려 전학 가거나 징계를 받았습니다. 괴롭힘이 사라지자 남학생 주변에도 하나, 둘 친구가 생겼습니다. 현재 수험생인 두 사람은 열심히 공부하며 예쁜 마음을 이어가고 있다고 합니다. 글쓴이는 “내가 그때 힘들다고 남자친구를 포기했으면 어땠을까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며 “주변에 우울한 사람이 있다면 계속해서 관심과 지지를 보여주면 좋겠다”고 전했습니다.

미오와 코스케 이야기도, 두 학생의 사연도 단순한 ‘러브 스토리’는 아닙니다. 다수에게 맞선 용기가 이뤄낸 기적 같은 일입니다. 비가 쏟아지던 날 건물 옥상에 선 남학생에게 여학생 얼굴이 떠오르지 않았다면 끔찍한 일이 벌어졌을 테죠. 그날 그를 붙잡아 준 건 친구들 놀림에 굴하지 않고 끊임없이 건넸던 여학생의 용기였습니다. 여학생은 글에서 “여러분도 누군가에게 그런 존재”라고 했습니다. 미오의 손을 꼭 잡았던 코스케처럼요.

[아직 살만한 세상]은 점점 각박해지는 세상에 희망과 믿음을 주는 이들의 이야기입니다. 힘들고 지칠 때 아직 살만한 세상을 만들어 가는 ‘아살세’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어보세요. 따뜻한 세상을 꿈꾸는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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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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