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창림의 명화로 여는 성경묵상] 예수님 부활의 前과 後

Է:2018-03-30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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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에로 델라 프란체스카의 ‘부활하는 예수’ 1463년, 프레스코와 템페라, 225×220㎝, 산세폴크로 시립미술관 소장.

이탈리아 산세폴크로 마을의 화가 피에로 델라 프란체스카는 고향의 시청 벽에 걸기 위해 이 벽화를 그렸다. 산세폴크로는 ‘예수님의 무덤’이란 뜻이다. 전하는 바에 의하면 10세기경 순례자들이 이곳에 교회를 세워 마을이 형성됐다고 한다. 2차 세계대전 때 이곳으로 진격한 연합군 장교 안소니 클라크는 마을을 폭격하라는 명령을 받았지만, 소설 ‘멋진 신세계’의 작가 올더스 헉슬리가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그림이 산세폴크로에 있다’고 쓴 글을 떠올리며 포격하지 않았다. 마을로 들어가 보니 이미 적들은 떠나고 아무도 없었다고 한다.

화가 프란체스카는 두 기둥을 그리고, 그 틀 안에 치밀하고 안정된 삼각형 구도로 인류 역사의 가장 큰 사건을 담았다. 정작 복음서에는 예수님이 부활하신 순간의 구체적 기록은 없다. 마리아는 빈 무덤을 보았을 뿐이다. 마태복음에 기록된 대로 지진이 나고 사람들이 날뛰는 요란함 대신, 프란체스카는 사람들이 다 잠든 새벽에 홀로 조용히 부활하시는 장면을 그렸다.

잠에 빠진 군인들은 부활을 막으려던 세속의 힘을 상징한다. 화가는 병사 중 하나에 자신의 얼굴을 그려 넣었다. 아마도 깨어있지 못한 자신을 참회하며 그림을 그렸으리라. 예수님은 죽음을 이긴 승리의 깃발을 들고 있다. 보통 부활하신 예수님은 붉은 옷을 입고 있는데, 피를 흘리신 고난과 부활을 상징한다. 그림은 아래쪽에서 잠자는 군인의 시선으로 보는 것이 묵상에 좋다.

가슴에는 창 자국이 선명하다. 손과 발에 못 자국까지 있다. 예수님의 발이 인체 비례보다 크게 그려져 있는데 이로 인해 곧 앞으로 나오실 것 같다. 부활이 그만큼 실제적이라는 화가의 치밀한 장치이다.

그런데 예수님의 양쪽 배경이 완전히 다르다. 왼쪽은 나무도 앙상하며 황량한 겨울 풍경이다. 오른쪽은 잎이 무성하고 생기가 넘치는 봄 풍경이다. 예수님의 부활 전에 황량하던 우리 삶이 부활 후 생명이 넘치는 세상이 됐다. 그림을 묵상하면 주님의 부활이 우리에게 얼마나 큰 생명이고 감사인지 가슴으로 느끼게 된다. 예수의 부활은 우리에게 확실한 소망을 주신다. “세상 끝 날까지 너희와 항상 함께 있으리라.(마 28:20)”

“안식일이 다 지나고 안식 후 첫날이 되려는 새벽에
막달라 마리아와 다른 마리아가 무덤을 보려고 갔더니,
큰 지진이 나며 주의 천사가 하늘로부터 내려와
돌을 굴려 내고 그 위에 앉았는데,
그 형상이 번개 같고 그 옷은 눈같이 희거늘,
지키던 자들이 그를 무서워하여 떨며 죽은 사람과 같이 되었더라,
천사가 여자들에게 말하여 이르되
너희는 무서워하지 말라
십자가에 못 박히신 예수를 너희가 찾는 줄을 내가 아노라,
그가 여기 계시지 않고 그가 말씀하시던 대로 살아나셨느니라
와서 그가 누우셨던 곳을 보라.” (마 28:1~6)

#피에로 델라 프란체스카(Piero della Francesca·1416~1492)
이탈리아 산세폴크로에서 태어나 여기서 죽었다. 로마, 플랑드르 등의 최첨단 미술기법과 이론을 섭렵하고 철학과 논리가 뛰어난 걸작들을 제작했다. 대표작 ‘그리스도의 책형’ ‘그리스도의 부활’ 등의 회화 걸작을 남겼을 뿐 아니라 ‘회화의 원근법에 대하여’란 미술이론서를 써서 르네상스 미술과 건축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그는 또한 뛰어난 수학자로 다면체의 연구를 통해 수학에도 대단한 업적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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