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IA 타이거즈 정성훈(38)에게 ‘탈LG’의 향기가 나기 시작했다.
정성훈은 29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의 홈경기에 1루수 겸 2번타자로 나섰다. 이번 시즌 첫 선발 출장이다. 그동안 대타로 나서 이렇다할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정성훈의 이번 시즌 첫 안타는 1회말 선제 솔로 홈런이었다. 1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삼성 선발 백정현의 3구째 직구를 때려 우측 담장을 넘겼다. 2002년 10월 14일 대구 삼성전에서 홈런을 친 이후 5645일 만에 KIA 유니폼을 입고 만든 홈런이었다. 개인 통산 171번째 홈런이기도 했다.

1회 홈런 이후 5회에는 만루 상황에서 1타점 적시타를 날렸다. 7회 선두타자로 나와 2루타를 때려낸 후 대주자로 교체됐다. 아쉽게도 3루타의 기회는 날아갔다. 이날 정성훈은 4타수 3안타 2타점을 기록하며 팀의 7대 0 승리를 이끌었다. 시즌 타율은 0.375로 끌어 올렸다.
송정초-무등중-광주제일고를 졸업한 정성훈은 1999년 KIA의 전신인 해태에 입단했다. 이후 2003년 현대 유니콘스로 트레이드됐고, 2009년부터 9시즌 동안 LG 트윈스 유니폼을 입고 뛰었다. 지난해 115경기에 출전해 타율 0.312(276타수 86안타)에 6홈런 30타점 32득점을 올렸다.
하지만 정성훈은 지난해 LG에서 방출돼 강제 은퇴 직전까지 갔다. 불러주는 구단이 없는 듯 했지만 KIA 김기태 감독이 그의 손을 잡아 줬다. 이날 KIA가 준 기회와 기다림에 제대로 응답했다. 정성훈은 다시 야구를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준 구단과 김기태 감독에게 꼭 보답을 하고 싶다고 입버릇처럼 말을 했다고 한다.

경기 후 정성훈은 기자들에게 “이겨서 기분이 좋다. 고향팀 와서 시범경기부터 제대로 못했는데 올해 팬들에게 제대로 인사해 기분이 좋다. 고향팀에서 후배들, 좋은 멤버들과 같이해서 아주 좋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오늘은 되는 날이었다. 잠실이면 홈런이 안되는 플라이볼이었다. 계속 좋은 찬스가 왔다. 5회는 타이트한 상황이라 최대한 집중했다. 글러브를 내밀었는데 공이 그냥 들어왔다. 수비도 되는 날이었다”고 환하게 웃었다.
대타로 나서는 데 대한 어려움도 토로했다. 정성훈은 “대타는 어렵다. 하루에 4~5타석을 계속 나오다 대타로 나서니 솔직히 좀 어렵다. 그러나 이것이 내 역할이다. 앞으로 게임을 계속 하다보면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성훈은 매일 스스로 자신의 최다 경기 출장 기록도 경신하고 있다. 정성훈은 지난 24일 kt 위즈와의 개막전에서 4-5로 끌려가던 7회말 2사 1루 상황 김민석 타석에서 대타로 나와 땅볼을 기록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통산 2135경기에 나서면서 양준혁(삼성·은퇴)과 어깨를 나란히 했던 정성훈은 양준혁을 넘어 신기록을 썼다.
맹경환 기자 khmae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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