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농도 미세먼지가 며칠째 이어지면서 시민들의 고통이 나날이 커지고 있다. 만성질환자와 노약자들은 바깥출입을 삼간 채 갇혀 지내다시피 하고 있다. 다음은 미세먼지에 대한 몇가지 오해와 진실.
Q: 면 마스크와 스카프를 써도 미세먼지를 차단하는 효과가 있다?
예전부터 많이 사용하던 면 마스크는 겨울에 보온과 기침을 막기 위해 쓰는 것으로 미세먼지 방어에는 별 효과가 없다. 스카프도 모래바람처럼 굵은 것들은 걸러낼 수 있지만 미세먼지 방지용으로는 쓸 수 없다. 반드시 KF인증을 받은 마스크를 헐렁하지 않게 얼굴에 밀착해서 착용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Q:미세먼지 많은 날에 바깥에서는 말을 하지 말고 입을 꼭 다물고 있어야 한다?
야외에서 말을 하지 않고 입을 꼭 다물고 있으면 괜찮다고 생각하기도 하는데, 말을 하지 않아도 숨을 계속 들이키기 때문에 별로 차이가 없다.
가래를 계속 뱉는 것도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가래가 자연스럽게 나오면 뱉어내면 되지만 억지로 캑캑 거리며 뱉어낼 필요는 없다. 위산으로 세균을 잡을 수 있기 때문에 가래를 자주 삼킨다고 건강에 이상이 생기지도 않는다. 입안이 건조하면 오히려 껌이나 사탕이 도움될 수 있다.
Q:벌꿀을 먹으면 기침 증상이 좋아진다?
예전부터 벌꿀을 먹으면 기침이 좋아진다고 해서 민간요법으로 쓰고 있다. 연구자들이 벌꿀과 사탕, 설탕물 등을 실험해 봤는데 종류에 상관없이 당분을 먹였더니 기침 환자에게 효과가 있었다고 한다. 사탕이나 껌에 들어있는 당분을 먹으면 긴장감이 풀리면서 기침이 잦아들기 때문이다. 감기 사탕으로 잘 알려진 일종의 허브 캔디도 입안에 물고 있으면 입이 화해지면서 아픈 증상이 완화되는 느낌이 든다. 직접적인 기침의 원인을 제거하는 것은 아니지만 일시적으로 기침을 잦아들게 하는 효과는 볼 수 있다.
Q:코털을 짧게 자르면 미세먼지를 잘 걸러낼 수 있다?
미세먼지를 방어하는데 코털의 길이는 중요하지 않다. 코털을 잘라도 미세먼지를 걸러내는데 영향을 끼치지는 않는다. 다만 습관적으로 코털을 뽑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 코털이 뽑힌 자리에 염증이 생기면 뇌수막염이나 뇌염 등으로 악화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코털은 뽑기보다 코털용 가위로 자르는 것이 좋다.
Q:술을 많이 마시면 해독 능력이 떨어져 미세먼지 방어에 취약하다?
해독기관인 간이 안 좋으면 몸안에 쌓이는 미세먼지의 독소를 없애지 못해 더 위험하다는 속설이 있다. 하지만 간 건강과 미세먼지의 위험성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 오랫동안 과음을 해서 심각한 간질환이 생기지 않는다면 술 자체가 호흡기에 직접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 문제는 첨가물이다. 술에는 제품마다 색소, 보존제 등 여러 첨가물이 들어 있다. 그런 것들이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자신이 특정한 술을 먹었을 때 호흡에 불편함이 느껴진다면 그 술 종류는 피하는 것이 좋다.
Q:여자와 남자의 폐 건강에는 차이가 있다?
천식의 경우 어릴 때는 남자가 많고 성인의 경우 여자가 많다고 한다. 어릴때는 보통 여자가 기도가 더 넓기 때문에 남성에게 천식이 더 많이 나타난다. 성인이 되면 남성호르몬의 영향으로 남성의 기도가 더 넓어지는데 비해 여성은 그렇지 않으므로 여성에게 더 많이 발생한다. 폐암도 여자가 남자에 비해 2배 정도 위험성이 높다. 여성이 일반적으로 폐가 작고 폐활량이 낮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통계적으로 같은 조건에서 남성보다 여성이 폐암의 위험도가 높게 나타났다. 담배를 피워도 남자보다 여자가 만성폐쇄성폐질환(COPD)나 폐암에 걸릴 확률이 높다. <도움말: 강동경희대병원 호흡기내과 최천웅 교수>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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