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대통령 “한국-베트남 불행한 역사에 유감”

Է:2018-03-24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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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을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가운데)이 23일 쩐 다이 꽝 국가주석(오른쪽)과 함께 하노이에 있는 호찌민 전 주석이 살던 집을 방문한 뒤 손을 흔들어 인사하고 있다. 이 집은 근처에 있는 호찌민 묘소와 함께 내외국인이 많이 방문하는 장소다.뉴시스

베트남을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모범적인 협력관계를 발전시켜 가고 있는 가운데 우리 마음에 남아 있는 양국 간의 불행한 역사에 대해 유감의 뜻을 표한다”며 쩐 다이 꽝 베트남 국가주석에게 사과했다. 베트남전 당시 한국군의 민간인 학살 등에 대해 공개적으로 사과의 뜻을 밝힌 것이다.

문 대통령은 23일 베트남 하노이 주석궁에서 꽝 주석과 정상회담을 갖고 “한국과 베트남이 모범적인 협력관계를 발전시켜 가고 있다. 양국이 미래지향적인 협력 증진을 위해 함께 힘을 모아가기를 희망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꽝 주석은 “베트남전 과거사에 대한 한국 정부의 진심을 높이 평가한다”며 “과거의 아픔을 치유하고 양국 간 우호 관계를 공고히 하며 상생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한국 정부가 더 노력해주길 바란다”고 답했다.

문 대통령에 앞서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도 베트남에 유감의 뜻을 밝혔다. 김 전 대통령은 2001년 천 득 렁 국가주석과 청와대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베트남 국민들에게 고통을 준 데 대해 미안하게 생각하고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도 2004년 렁 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우리 국민들은 마음의 빚이 있다. 그만큼 베트남의 성공을 간절히 바라고 있다”고 언급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베트남전 참전 등 불행한 역사에 대한 포괄적 의미에서의 유감 표명”이라며 “두 전직 대통령의 발언과 비슷한 수위의 언급으로 본다”고 말했다. 정부 차원의 진상조사와 배상 문제가 따라오는 공식 사과는 아니란 뜻이다.

양 정상은 이와 함께 2020년까지 양국 교역 규모를 1000억 달러로 확대하는 내용을 중심으로 하는 ‘한·베트남 미래지향 공동선언’을 채택했다. 양 정상은 공동선언에서 다자회의를 적극 활용해 연례적인 정상 간 교류를 이행키로 했다. 또 외교장관 간 연례 회동 추진, 국방부 간 ‘국방 협력에 관한 공동비전 성명’ 조기 채택, 양국 간 고위 인사 교류 강화 및 경제 각 분야의 협력을 확대키로 합의했다.

문 대통령은 ‘아세안 청년 일자리 협약식’에 참석해 아세안에 진출한 한인 기업이 우리 청년 1명을 고용하자는 취지의 ‘1기업 1청년 일자리 운동’을 격려했다. 문 대통령은 “아세안의 한인 기업들이 한 명씩만 추가 고용해도 9000여명의 청년이 새로 일자리를 갖게 된다”며 “이 운동을 처음 제안한 송창근 인도네시아 한인상공회의소 회장을 나중에 진짜 업어드리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정상회담 후 꽝 주석과 함께 주석궁 뒤편에 위치한 베트남의 국부 호찌민 전 주석 집을 방문했다. 문 대통령은 “호찌민 주석의 가장 위대한 면모는 집에서 드러난다. 정말 검소하게 살았다”며 “이 세상의 정치인들이 그를 본받는다면 부패가 없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정상회담에 이어 베트남 국가서열 1위인 응우옌 푸 쫑 공산당 서기장, 응우옌 티 킴 응언 국회의장, 응우옌 쑤언 푹 총리와도 면담한 뒤 꽝 주석이 주최한 국빈만찬에 참석했다.

하노이=강준구 기자 eye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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