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긴 겨울잠에서 깨어난 프로야구가 24일 전국 5개 구장에서 열리는 개막전을 시작으로 약 7개월간의 대장정에 돌입한다. 올해 프로야구는 미국프로야구(MLB) 유턴파, 특급 신인들의 가세로 각 구단 간 경쟁이 한층 치열할 전망이다.
돌아온 에이스를 주목하라
2018 프로야구에는 해외 유턴, 부상 복귀 등을 거친 거물급 에이스들이 필드에 총출동한다. 메이저리그에서 유턴한 박병호(넥센 히어로즈) 김현수(LG 트윈스) 황재균(kt 위즈), 부상 재활 후 복귀한 투수 김광현(SK 와이번스)이 대표적이다.
박병호는 명예회복을 다짐했다. 그는 2015년까지 KBO리그에서 4시즌 연속 홈런왕, 2년 연속 50홈런을 달성한 ‘거포’였다. 그가 해외 진출로 자리를 비운 지난 두 시즌 동안 최정(SK)이 홈런왕 타이틀을 챙겼다. 시범경기 2홈런으로 방망이를 예열한 박병호는 넥센의 중심타자 역할을 수행하며 최정과의 화끈한 홈런 경쟁을 예고했다.
자유계약선수(FA)가 된 ‘타격기계’ 김현수는 4년 총액 115억원의 대박을 터뜨리며 친정 두산을 떠나 LG의 줄무늬 유니폼을 입었다. 젊은 선수들을 중심으로 리빌딩을 가속화한 LG에서 고참 역할을 하게 됐다. 지난 시즌 타율 0.370으로 타격왕에 오른 김선빈(KIA 타이거즈)과의 방망이 싸움도 볼거리 중 하나다.
황재균은 ‘막내 구단’ kt에 새 둥지를 틀었다. 지난 3년 연속 최하위에 그친 kt의 탈꼴찌 목표를 위해 함께 달린다. 2006년 프로에 데뷔한 황재균의 경험이 젊은 선수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kt는 베테랑 외국인 투수 더스틴 니퍼트, 거물급 신인 타자 강백호까지 가세해 반란을 준비하고 있다.
오랜 기간 대한민국 왼손 에이스로 자리잡았던 SK 김광현이 부상 후 얼마나 해줄지도 관심거리다. 그는 지난해 1월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아 한 해 내내 재활에 매진했다. KIA 양현종과의 동갑내기(30세) 토종 좌완 맞대결도 관심사다. 양현종은 지난해 리그 최초 정규시즌,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 20승 투수 타이틀을 거머쥐며 최고 반열에 올랐다.
KIA의 강세를 흔들 팀은
지난해 통합우승을 차지한 KIA는 전력 누수가 없다. 외국인 선수 헥터 노에시, 팻 딘, 로저 버나디나 3명과 모두 재계약했다. 투수 양현종과 내부 FA 김주찬을 잔류시켰다. 베테랑 정성훈 영입으로 백업도 탄탄해졌다. KIA는 올 시범경기에서 4승 1패로 리그 2연패를 향한 예열을 마쳤다.
안치용 KBSN 스포츠 해설위원은 KIA와 두산, SK를 ‘3강’으로 꼽았다. 안 위원은 22일 “두산은 화수분 야구의 대명사 아닌가. 외야수 민병헌이 롯데 자이언츠로 이적했지만 공백을 메울 선수가 나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SK는 김광현과 더불어 ‘거포’ 한동민이 돌아왔다. 한동민은 지난해 29홈런을 때렸지만 발목 인대 부상으로 시즌을 마쳤다.
넥센, NC와 함께 중위권으로 분류된 롯데는 민병헌을 영입했지만 삼성에 포수 강민호를 내줬다. 안 위원은 “올 시즌 롯데는 향후 10년을 책임질 수 있는 포수를 발굴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용덕 감독이 부임한 한화 이글스는 팀 분위기 개선에 성공했다. 하지만 안 위원은 “김태균 정근우 이용규 등 베테랑들이 건재하지만 선발투수진이 약한 게 흠”이라고 분석했다.
LG는 삼성 시절 통합 4연패를 이룬 류중일 감독의 우승 DNA 이식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이승엽이 은퇴한 삼성은 시범경기 1승 5패의 저조한 성적을 남겼다. 장필준 우규민 장원삼 등 팀내 핵심 투수들이 아직 부상에서 완쾌하지 못한 것도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자동 고의사구… ‘개구리번트’는 추억 속으로
올해 달라진 규정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자동 고의사구다. 투수가 투구를 하지 않아도 감독이 심판에게 고의사구 의사를 전달하면 상대 타자가 볼넷으로 걸어나간다. 1982년 서울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김재박이 상대 고의사구때 개구리 점프로 스퀴즈번트를 대면서 점수를 내는 장면은 이제 볼 수 없게 됐다.
종전에는 감독이 필드로 나와야 비디오 판독을 신청할 수 있었지만 올 시즌부터 덕아웃에서도 가능해졌다. 판독 시간은 최대 5분을 넘을 수 없고 이 시간 내 판정을 뒤집을 근거를 확인하지 못하면 원심이 유지된다. 투수의 이닝 교대 또는 투수 교체 시 준비 투구 횟수 제한도 사라졌다. 이닝 교대 시간(2분) 및 투수 교체 시간(2분 20초) 안에 준비 투구를 마치기만 하면 된다. 기존에는 이닝 교대 시 3구, 투수 교체 시 5구로 제한했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 그래픽=안지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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