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잔혹한 독재를 피해온 곳에는 차별과 무시가 기다리고 있었다.
남북하나재단은 22일 ‘2017 북한 이탈주민 사회통합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조사는 지난해 6월부터 두 달간 만 15세 이상 탈북자 2715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조사 대상자 중 23.1%는 대한민국에서 차별과 무시를 당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전체 조사대상자 중 74.9%는 여성이었다. 장인숙 남북하나재단 선임연구원은 “여성의 경우 장마당 등으로 이동이 쉽고, 2000년대 이후 돈을 벌기 위해 중국에 나갔던 북한 여성들이 대거 탈북하면서 여성 비중이 늘었다”고 분석했다.
차별·무시당한 이유 중 ‘말투와 생활방식, 태도 등 문화적 소통방식이 달라서’라는 응답이 74.3%(복수응답)로 1위를 기록했다. ‘탈북자의 존재에 대한 부정적 인식 때문’이라는 응답이 41.1%로 2위였다.
탈북자들이 겪는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 1월 국립중앙의료원 연구진은 국가인권위원회 의뢰를 받아 실시한 ‘북한이탈주민 인권피해 트라우마 실태조사’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탈북자들은 북한에서 겪은 심각한 인권침해에 대한 트라우마를 경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상생활에도 영향을 줄 정도였다.
탈북자들의 심리상태를 분석한 결과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체크리스트 검사에서 조사대상 300명 중 ‘주의 요망’ 수준인 33점을 넘은 사람이 168명(56.00%)으로 나타났다. 또 247명(82.33%)이 공개적 자아비판을 경험했으며, 188명(62.67%)은 심한 굶주림과 질병을 겪었다. 65명은 인신매매를 직접 경험했으며 22명(여성 중 9.0%)은 여성 성폭력을 겪었다고 응답했다.
국내에서 탈북자를 위한 트라우마를 진료하는 대표적인 곳으로는 하나원이 있다. 하나원에서는 정신건강 초기 평가와 상담 진료 서비스가 제공된다. 정착지원제도 내 의료비 지원도 이뤄지고 있지만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국립중앙의료원 연구진은 “의료급여 체계에서 심각한 트라우마를 치료하긴 어렵다”며 “트라우마 치료 인프라 구축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김종형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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