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21일 비홍(비홍준표) 중진 의원들을 향해 “지방선거 끝나고 다음 총선 때는 당을 위해 헌신하도록 (서울) 강북 험지 차출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주영 정우택 나경원 심재철 의원 등이 “서울시장 선거에 나가라”고 홍 대표를 압박하자 반격에 나선 것이다.
비홍 중진 의원들은 22일 오전 9시 국회 의원회관에서 간담회를 열 계획이다. 간담회는 ‘홍준표 험지 출마론’으로 촉발된 당내 갈등의 최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비홍 중진 의원들이 홍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를 계속 압박할 경우 친홍(친홍준표)과 비홍이 정면충돌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홍 대표는 페이스북 글에서 중진 의원들을 겨냥해 “한 줌도 안 되는 그들이 당을 이 지경까지 만들고도 반성하지 않고 틈만 있으면 연탄가스처럼 비집고 올라와 당을 흔드는 것을 이제 용납하지 않겠다”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이어 “편한 지역에서 당을 위한 노력 없이 선수만 쌓아 온 극소수 중진 몇몇이 모여 나를 음해하는 것에 분노한다”며 “그들의 목적은 나를 출마시켜 당이 공백이 되면 당권을 차지할 수 있다는 음험한 계책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홍 대표는 서울 송파갑과 동대문을 국회의원 선거, 경남지사 선거, 대통령 선거 등 자신의 정치 이력을 설명하며 “나는 험지를 피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홍 대표는 조기 전당대회 카드까지 시사했다. 지난해 7·3 전당대회에서 승리한 홍 대표의 임기는 내년 7월 2일까지다. 자신의 임기 절반을 내놓는 조기 전당대회 승부수까지 띄우면서 중진 의원들을 압박했다.
홍 대표는 “지방선거가 끝나면 어차피 다시 한 번 당권 경쟁을 하게 될 것”이라며 “그때를 대비해 (중진 의원들은) 당원과 국민들의 마음을 사는 헌신하는 정치를 하라”고 쏘아붙였다.
한국당의 대표 임기는 2년이기 때문에 6·13 지방선거 이후 조기 전당대회에서 선출된 당대표는 2020년 4월 총선의 공천권을 행사할 수 있다. 홍 대표는 지난 20일 지방선거 총괄기획단 전체회의에서 정장이 아닌 가죽점퍼를 입고 전투 의지를 내보였다.
하지만 정우택 의원은 “당에 대한 충정을 음해로 받아들이는 홍 대표에게 안타까움을 느낀다”고 반박했다. 비홍 중진 의원들은 22일 간담회에서 홍 대표에게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압박할 계획이다. 한 중진 의원은 “홍 대표를 사지로 모는 것이 아니라 당대표이자 인재영입위원장으로서 인재 영입에 실패한 책임을 지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갈등은 당내 친홍과 비홍의 말싸움으로 확대됐다.
친박(친박근혜)계 김진태 의원은 입장문을 내고 “당은 대표의 놀이터가 아니다”며 “홍 대표는 자중자애하라”고 가세했다. 홍 대표와 가까운 장제원 수석대변인은 페이스북 글에서 “당 지도부를 헐뜯고 조롱하는 인사들은 지방선거가 끝날 때까지라도 자중하길 바란다”고 주장했다.
하윤해 이종선 기자 justice@kmib.co.kr, 사진=최종학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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