뜬금없는 ‘색깔론’에 조명된 ‘윤상’ 예명 쓴 이유… “유괴범 탓”

Է:2018-03-21 15:18
:2018-03-21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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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손석희 앵커가 가수 윤상의 이름을 둘러싸고 불거졌던 ‘종북 논란’ 해프닝을 비판하며 그가 가명을 쓰게 된 배경을 전했다.

손석희 앵커는 20일 방송된 JTBC ‘뉴스룸 앵커브리핑’에서 방자경 ‘나라사랑 바른학부모 실천모임’ 대표의 ‘색깔론’을 지적했다. 방 대표는 가수 윤상이 평양 공연 예술단 음악감독으로 선정된 후 그의 성이 ‘윤’이라며 친북 행위를 한 사람 중에 같은 성씨가 많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윤상의 본명은 이윤상이다.

손 앵커에 따르면 윤상이 가명을 쓰게 된 것은 1980년 11월 전두환 정권 때 발생했던 ‘이윤상 유괴살인사건’ 때문이었다. 도박 빚에 시달리던 체육 교사가 자신이 근무하던 중학교 남학생을 납치해 살해한 끔찍한 사건이었다. 전 전 대통령까지 나서서 “살려 보내면 너도 살고, 죽여 보내면 너도 죽는다”는 담화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유괴범은 이군 부모에게 협박편지와 전화를 62회 보내고 4000만원을 요구하면서도 약속 장소에는 나타나지 않았다. 경찰은 사건 발생 1년 뒤인 1981년 11월 30일 유괴범을 붙잡았다. 하지만 이군은 가족 곁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유괴범은 이군을 감금한 뒤 질식사시켜 경기도 가평군 북한강 둔치에 암매장했다.

유괴범은 1심에서 사형을 선고받은 뒤 계속 항소했지만 대법원에서도 같은 판결이 났다. 결국 약 2년 뒤 사형이 집행됐다.

이 사건은 후에 작가 이청준의 소설 ‘벌레 이야기’의 소재가 되기도 했다. 손석희 앵커는 “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지만 그가 이름에서 성을 떼어낸 이유는 그것 때문이었다”며 “어린 그에게 비슷한 또래의 비극적 죽음은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하나의 트라우마로 작용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손 앵커는 이런 배경 때문에 방 대표의 비난이 더욱 난데없어 보였다고 지적했다. 방 대표는 트위터에 게시한 글에서 “윤상씨라면 김일성 찬양가 ‘임을 위한 행진곡’을 작곡한 간첩 윤이상, 5·18 광주폭동 핵심으로 보상금 받고 월북한 대동고 출신 윤기권, 김일성이 북한에서 만든 5·18 영화의 주인공 윤상원, 이들 중 누구와 가까운 집안입니까?”라고 했다.

손석희 앵커는 “자신들이 ‘반대한민국 세력’이라 규정한 이들과 똑같은 성을 가졌으니 윤상의 사상 또한 의심스럽다는 주장은 그의 성이 이씨라는 간단한 한 줄로 정리되고 말았지만 그저 해프닝이라고 넘기기에는 깊은 씁쓸함을 남겼다”고 말했다.

윤상은 이날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장이 이끄는 북한 대표단과 실무접촉을 가졌다. 그 결과 공연에 참여하는 가수로 조용필, 이선희, 서현, 걸그룹 레드벨벳 등이 결정됐다. 남측 예술단은 이달 31일부터 다음 달 3일까지 동평양 대극장과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2차례 무대를 가질 예정이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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