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찰이 성폭력 혐의로 소환조사한 연출가 이윤택(66)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키로 사실상 방침을 정했다. 이번 주 중에 영장 신청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경찰청은 19일 “이윤택씨 관련 조사는 모두 마무리됐다”며 “영장 신청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당초 이씨에 대한 형사처벌은 ‘범행을 상습성’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예상됐다. 이씨는 1999년부터 2016년 6월까지 여성 연극인 17명을 성추행·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런 범행은 대부분 친고죄 폐지(2013년) 이전에 저질러진 것으로 알려졌었다. 경찰은 2010년 신설된 상습죄 조항을 적용하면 처벌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수사해 왔다.
하지만 조사 결과 상습성과 무관하게 처벌 대상이 되는 범행이 드러났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상습죄 조항을 적용하지 않더라도 법적인 공소시효 문제 등과 상관없이 혐의를 직접 적용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성추행 및 성폭행 혐의로 이씨를 고소한 피해자는 16명이었다. 최근 1명이 추가로 고소장을 제출해 총 17명이 됐다. 경찰은 17~18일 이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강도 높은 조사를 벌였다. 현재 “진술을 토대로 법리를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씨는 18일 서울경찰청사를 나서며 “피해자들의 진술 내용을 중심으로 답변했다. 다시 한 번 피해자들에게 죄송하고 사죄한다”고 말했다. “혐의 일부를 인정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물론이다”라고 했다.
서울경찰청이 정식 수사를 진행 중인 ‘미투’ 사건은 모두 4건이다. 이주민 서울경찰청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서울경찰 차원에서 다루고 있는 미투 사례는 총 26건”이라며 “이 가운데 4건은 수사를, 7건은 내사를 진행 중이고, 15건은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이 수사에 착수한 4건의 피의자는 이윤택씨, 사진작가 로타, 래퍼 던말릭, 학생들을 수차례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는 중앙대 강사다. 영화감독 김기덕씨는 내사가 계속 진행되고 있다. 배우 조재현씨에 대해선 여전히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피해자들이 경찰 수사를 지켜보고 있을 것이다. 피해자들이 용기를 내준다면 수사는 급물살을 탈 수 있다. 최선을 다해서 피해자와 접촉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
GoodNews paper Ϻ(www.kmib.co.kr), , , AI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