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할머니가 자신의 친손자를 목졸라 살해한 사건이 발생해 홍콩을 충격에 빠뜨렸다.
사우스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홍콩 경찰은 18일 새벽 0시 54분(현지시간) 완차이 지역의 베벌리 호텔에서 6세 어린이가 의식 불명 상태라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이 어린이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새벽 2시 28분 사망했다.
경찰은 투숙객 명단을 체크하고 CCTV 등을 뒤져 전날 52세 할머니가 사망한 어린이와 함께 투숙한 것을 확인했다. 숨진 어린이의 목에서는 교살 흔적이 발견됐다.
경찰은 함께 투숙한 할머니를 체포해 조사 중이다. 초동 수사 결과 숨진 어린이는 자신의 엄마, 그리고 할머니와 함께 생활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 관계자는 “숨진 어린이는 최근 과잉행동 장애 진단을 받았다”면서 “엄마는 일하러 나가고 할머니가 주로 돌봐왔다”고 전했다.
최근 홍콩에서는 치매를 앓거나 장애를 가진 가족 구성원을 살해하는 경우가 자주 발생하고 있다.
지난 2월에는 한 남성이 치매를 앓고 있는 56세 부인을 살해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있었다. 지난해 6월에는 장애인 부인을 살해한 80대 남편이 체포됐고, 이어 11월에도 34세 남성이 병에 걸린 엄마를 살해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한 사건이 발생했다.
SCMP는 “장애인이나 노인 환자의 보호자를 위한 지원이 부족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면서 “홍콩 사회보장 시스템의 허점을 보여주는 사례들”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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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경환 기자 khmae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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