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전 충남지사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한 김지은씨가 검찰에서 23시간에 걸친 고소인 조사를 마치고 귀가했다. 조사 도중 안 전 지사가 검찰에 자진 출석하는 돌발 상황이 있었지만 김씨는 동요하지 않고 침착하게 조사를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서부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오정희 부장검사)는 9일 오전 10시쯤 김씨를 불러 고소인 조사를 진행한 뒤 다음날인 10일 오전 9시30분쯤 집으로 돌려보냈다.
김씨의 고소 대리인인 정혜선 변호사는 조사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김씨가 피해 사실을 기억에 있는 대로 차분하게 사실대로 진술했다. 검찰이 철저하고 엄정하게 수사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피해자를 향한 악의적 소문과 허위사실, 사적 정보가 유포되고 있다. 이는 2차 피해인 만큼 하지 않도록 해 달라”고 당부했다.
당초 검찰은 김씨에 대한 조사를 마친 뒤 안 전 지사를 불러 피고소인 조사를 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안 전 지사는 김씨의 조사가 진행되고 있던 9일 오후 5시쯤 갑자기 검찰에 자진 출석했다.
이에 대해 정 변호사는 “예측하지 못한 상황이었지만 피해자(김씨)가 담담하게 진술했다”고 전했다. 안 전 지사의 출석으로 조사가 잠시 중단된 데 대해서도 “(김씨가) 충분한 휴식 시간을 갖고 잘 진술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이날 김씨가 폭로한 성폭행 피해를 둘러싼 사실관계와 경위, 입장 등을 확인했다.
김씨는 지난해 6월부터 8개월에 걸쳐 안 전 지사로부터 총 4차례 성폭행을 당했다고 이달 5일 폭로한 뒤 이튿날 안 전 지사를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과 위계 등 간음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검찰은 김씨가 성폭행 장소로 지목한 서울 마포구 한 오피스텔을 3차례 압수수색 하고 안 전 지사의 출국을 금지하는 등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한편 안 전 지사는 9시간30분에 걸친 조사 끝에 이날 오전 2시 30분쯤 귀가했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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