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시는 2000년부터 어린 연어를 태화강에 방류하기 시작했다. 강에 풀어놓으면 바다로 나가 긴 여행을 하며 성장한 뒤 다시 떠났던 곳으로 돌아오는 연어의 ‘회귀 본능’에서 착안한 사업이었다.
치어 방류를 시작한 지 3년 만인 2003년부터 태화강에 어른 연어가 돌아오기 시작했다. 매년 10월 중순부터 11월 중순 사이에 통통하게 살이 오른 연어떼가 강물을 거슬러 올라왔다. 회귀하는 연어는 태화강 상류인 신삼호교와 망성교, 선바위 주변에서 많이 보인다.
2003년부터 2008년까지 6년 동안 307마리가 회귀했고, 이 수는 2009년 614마리, 2010년 716마리, 2011년 271마리, 2012년 592마리 등 꾸준하게 증가했다. 특히 2013년에 1788마리로 급증하더니 2014년에는 회귀 12년 만에 가장 많은 1827마리가 고향을 찾아왔다.
그런데 갑자기 회귀 개체수가 줄어들기 시작했다. 2015년 578마리, 2016년 123마리로 2년 연속 줄었다. 지난해에 다소 늘긴 했으나 143만 마리에 그쳤다.
최저점을 기록한 2016년은 10월 초에 태풍 차바가 울산을 휩쓸고 갔다. 태풍으로 태화강 하천이 온통 흙탕물이 되고 연어가 올라오는 강바닥 길목 등지에는 자갈과 돌이 마구 쌓이는 등 지형변화가 생긴 것이 회귀에 장애물이 됐을 거라는 분석이 나왔다.
하지만 태풍의 영향은 연어 회귀율의 감소를 충분히 설명해주지 못한다. 전년도에 비해 거의 3분의 1로 급감한 2015년 상황과 여전히 회복되지 않은 2017년 회귀율은 여전히 미스테리로 남는다. 바닷물 수온이 올라가는 엘니뇨 등도 연어 회귀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기후변화를 비롯한 환경 요인이 작용했을 것으로 추정할 뿐이다.
울산시는 7일 태화강생태관에서 연어 방류행사를 갖고 인근 하천에 어린 연어 36만여 마리를 풀어줬다. 방류된 치어는 지난해 태화강으로 돌아온 어미 연어에서 생산된 어린 연어 6만 마리와 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에서 공급받은 30만 마리다. 울산시는 태화강 회귀 연어가 줄어들면서 치어 방류시기를 앞당기는 등 회귀율을 높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태화강생태관 측은 연어 회귀율 급감을 온난화 등 기후변화에 따른 세계적인 현상으로 보고 있다. 연어 회귀의 원조 격인 강원도 남대천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2015년 2만2930마리가 회귀하던 게 2016년 1만7660마리로 23%나 감소했다. 지난해에는 이보다 더 줄었다.
연어 관련 국제단체인 북태평양소하성어류위원회(NPAFC) 소속국 일본의 회귀율 역시 최근 몇 년간 평년 대비 40% 수준에 머물러 있다. 캐나다 등 북미지역도 감소세가 뚜렷하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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