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예계 생활 도중 수차례 술접대와 성상납을 해야 했다고 폭로한 뒤 생을 마감한 배우 장자연이 세상을 떠난 지 9년이 지났다. 최근 ‘미투 운동’으로 권력관계에 의한 성폭력 폭로가 이어지며 고 장자연의 사건도 재조명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배우 장자연은 9년 전인 2009년 3월 7일 경기도 분당의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2006년 CF 모델로 연예계에 데뷔한 지 고작 3년 만에 벌어진 비극이었다. 이후 자신에게 성상납을 강요했던 연예기획사, 언론사, 대기업, 금융업 등 30명이 넘는 관계자들의 실명을 폭로한 유서를 남긴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장자연의 유서는 매니저 A씨를 통해 공개됐다. A씨는 비보가 전해진 지 6일 뒤 KBS ‘9시뉴스’에 유서를 공개했다. 장자연은 유서에 “소속사 대표 김모 씨의 폭행이 두려워 술자리에 나가야 했다” “PD들, 감독들, 재벌, 대기업, 방송사 관계자 등이 날 노리개 취급하고 사기 치고 내 몸을 빼앗았다” “어머니 기일에도 술자리에 나가야 했다”며 그간 겪었던 일을 털어놓았다. 장자연은 유서 아래 작성날짜와 자신의 이름, 주민등록번호, 서명, 지장을 남겨 해당 문건을 자신이 직접 작성했음을 증명했다.
‘장자연 문건’ ‘장자연 리스트’로 불리며 세간의 관심을 끌었던 유서는 결국 경찰 수사의 증거로 넘어갔다. 경찰은 KBS의 보도 다음날 장자연의 소속사를 압수수색하고 필적감정을 의뢰하는 등 수사를 시작했다. 경찰은 당해 4월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9명을 ‘접대강요·강제추행·명예훼손’ 등 혐의로 입건했다. 문건에 건습됐던 다른 인사들에 대해서는 “술자리 접대를 받은 사실은 확인했으나, 범죄 관련성이 확실하지 않아 내사중지 또는 내사종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해 말 대검찰청 개혁위원회는 검찰과거사위원회에 ‘장자연 리스트’를 재조사 검토 대상으로 제안하겠다고 밝히며 당시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던 인물들이 처벌받을 수 있을지 관심을 끌었다.
우승원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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