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기덕 감독과 배우 조재현이 합작했던 영화 ‘나쁜남자’가 대중의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다. 6일 밤 MBC 시사프로그램 ‘PD수첩’에서 김기덕, 조재현이 작품 활동을 함께 했던 배우들을 상습적으로 성폭행·성추행했다는 폭로가 나오면서다. 극중 몹쓸짓이 벌어지는 장면을 촬영할 때 김기덕에게 “조금만 더 찍자”고 졸랐다는 조재현의 발언도 재조명을 받았다.

조재현은 2012년 MBC 예능프로그램 ‘라디오스타’에 출연해 “‘나쁜남자’를 촬영할 때 거울로 여자가 잔인한 일을 당하는 것을 지켜보는 장면이 있었다”며 “너무 잔인한 장면이라 김기덕 감독이 멈추려고 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망설이는 김기덕 감독에게 조재현은 “하지만 난 (그 장면이) 너무 좋았다. 김기덕 감독에게 조금 더 하자고 계속 졸랐고 덕분에 더 좋은 장면이 나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당시 해당 프로그램의 MC 중 한 명이었던 규현이 “그럼 ‘나쁜남자’의 명장면을 조재현씨가 만들었다는 거냐”고 묻자 “그런 장면이 몇 개 있다”며 웃으며 답했다.

그러나 당시 함께 주연을 맡았던 배우 서원은 2002년 씨네21과 인터뷰를 하며 “‘나쁜남자’ 이야기를 하면 촬영 때의 일이 떠올라 표정까지 이상하게 일그러지고 어두워진다”고 설명했다.
이 인터뷰에서 서원은 자신이 선화(‘나쁜남자’에서 서원이 맡은 역) 때문에 “영혼을 다쳤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김기덕 감독과 작품 활동을 하는 것에 대해서도 “이만큼 지독하게 ‘다칠’ 줄은 몰랐다”며 “감독님 영화를 좋아했고 관객으로 보는 건 좋았는데 감독님 영화에서 연기를 하는 건 좀…”이라며 말을 아꼈다.
서원은 ‘나쁜남자’ 이후 ‘고독’(2001), ‘220초간의 상호작용’(2004)에 출연한 뒤 홀연히 자취를 감췄다.
영화 ‘나쁜남자’는 성매매 업소 군락지의 폭력배 두목 한기(조재현 분)가 길에서 우연히 마주친 대학생 선화(서원 분)에게 첫눈에 반했지만 구애를 받아주지 않자 나락으로 몰아가는 과정을 그린 영화다.
계략을 꾸며 선화를 성매매 업소로 끌어들인 뒤 밀실에 숨어 매일 밤 선화가 어둡게 변화는 모습을 지켜본다. 조재현은 김기덕 감독의 페르소나로 불리며 ‘나쁜남자’ 뿐 아니라 ‘수취인 불명’ ‘뫼비우스’ 등에 주연으로 출연한 바 있다.
우승원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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