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기덕 감독이 만들고 조재현이 주연배우로 연기한 영화 ‘나쁜남자’가 네티즌 사이에서 재평가 되고 있다. MBC ‘PD수첩’에서 김 감독과 조재현의 성폭력 실태가 공개됐기 때문이다. 분노한 네티즌들은 최하의 평점을 주며 ‘범죄 영화’라고 비판했다.
영화 ‘나쁜남자’는 김기덕 감독이 2002년 제작한 영화다. 조재현과 서원 등이 주연을 맡았다. 사창가의 깡패 두목인 한기(조재현 분)가 자신이 짝사랑하는 여대생 선화(서원)을 창녀촌으로 끌어들이고, 창녀가 된 선화는 자신을 창녀로 만든 건달 한기를 결국 사랑하게 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개봉 16년이 지난 지금 다시 이 영화가 다시 재조명되고 있는 건 그동안 소문만 무성하고 제대로 드러나지 않았던 김 감독의 성폭력 실태가 방송을 통해 공개됐기 때문이다.
MBC PD수첩은 6일 김 감독과 조재현의 여배우 성폭행 실태를 파헤쳤다. 여배우들의 증언을 종합하면 영화 ‘나쁜남자’의 남자주인공 모습이 김 감독과 조재현의 실제 모습과 매우 흡사하다.
촬영이 끝난 뒤 두 사람은 숙소에 있는 여배우를 찾아가 기습적으로 키스를 하고 성폭행을 했다는 증언도 영화의 한 장면을 연상시킨다. PD수첩 방영 직후 인터넷 포털사이트 영화 소개 페이지엔 평점 테러가 이어졌다.
1점을 준 네티즌들은 “그럴듯한 영상으로 미화시킨 범죄” “김기덕과 조재현의 본성이 드러난 영화” “김기덕은 예술을 한 게 아니라 사생활을 찍은 건데 평론가들이 포장해준 것” 등의 비난을 쏟아냈다.
영화 ‘나쁜남자’는 개봉 당시 흥행과 수상, 국제영화 초청이라는 성과를 냈었다. 잔인한 소재지만 도발적이고 파격적이었기 때문이다. ‘내 애인 창녀 만들기’라는 카피문구로 논란이 일기도 했다.
당시 여성단체로부터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인신매매와 성폭력 피해자인 여자 주인공이 남자 주인공에게 연민과 사랑을 느낀다는 스토리는 강간과 인신매매를 미화시킬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주연 배우였던 서원도 대종상 신인여우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얻었지만 후유증에 시달려 배우생활을 접은 것으로 전해졌다.
서원은 2002년 영화 전문 매체 ‘씨네 21’과의 인터뷰에서 “나쁜남자 이야기를 하면 촬영 때 일이 떠올라 표정까지 이상하게 일그러지고 어두워진다”며 “극 중 선화로 있어야 하는 내 모습이 끔찍했다”고 말했다.
“촬영장에서 거의 자폐였다”고 서원은 “말도 안 하고 촬영 없을 때는 거울을 들여다보면 정신이 나가 있는 것이 보였다”고 토로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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