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이 올해 국방예산 외에 외교예산도 대폭 늘리며 국제무대에서 영향력 확대를 위한 공세적 ‘힘의 외교’를 예고했다.
지난 5일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개막식에서 공개된 예산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올해 외교예산을 15.7% 늘려 600억 위안(약 10조원)으로 책정했다. 국방예산 증가율(8.1%)의 배에 가까운 수치다.
외교예산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역점적으로 추진하는 일대일로(一帶一路·육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와 관련, 아프리카 지역 대외 원조 프로그램이나 각국의 해외 인프라 투자에 대거 투입될 것이라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6일 전했다.
파키스탄 항구 건설과 중앙아시아 송유관 건설 등 중국의 일대일로 투자가 늘어나며 외교 지출이 앞으로 계속 두 자릿수 증가율을 유지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예산 증액은 특히 ‘신시대 대국 외교’를 내세우는 중국의 대외정책 기조 변화를 반영하기도 한다. 리커창 총리는 전인대 업무보고에서 “중국의 발전은 세계 각국과 운명을 같이하고 있다”며 “중국은 신형 국제관계 구축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시 주석의 오른팔인 왕치산(사진) 전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가 국가부주석으로 발탁돼 외교 분야를 총괄할 것이란 관측도 예산 증액과 맞물려 있다. 왕치산은 ‘부패와의 전쟁’ 지휘자로 알려져 있지만 그 전에는 2003년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사태와 2008년 리먼브러더스발 금융위기 등에서 뛰어난 위기관리 능력을 발휘하며 ‘특급 소방수’란 별칭을 얻었다. 따라서 왕치산이 신형 대국 외교로 전환하려는 시기에 ‘외교 총괄’ 부주석에 올라 외교 정책 패러다임 변화를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노석철 특파원 schro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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