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 수첩’이 김기덕 감독과 조재현에 대한 성추행 의혹을 다룬다. MBC 시사교양프로그램 ‘PD 수첩’은 6일 저녁 방송에서 사회 전반을 뒤흔들고 있는 ‘미투’ 운동과 관련해 ‘영화감독 김기덕, 거장의 민낯’ 편을 내보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인터넷으로 미리 공개된 예고편에서 나온 내용은 가히 충격적이다. ‘PD수첩’ 제작진은 2013년 영화 ‘뫼비우스’에서 김기덕 감독을 폭행과 모욕죄 등의 혐의로 고소한 여배우 A씨를 만났다. A씨는 김기덕 감독이 요구한 성관계에 자신이 응하지 않았기 때문에 폭행을 당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기덕 감독이 다른 여성과 셋이서 성관계를 맺자고 제안했고 그 제안을 거절하자 김 감독이 “나를 믿지 못하는 배우와는 일을 하지 못하겠다”고 통보했다고 A씨는 주장했다. 부당 해고에 반발한 A씨는 결국 촬영 현장에서 모욕적인 일을 겪으며 영화를 그만두어야 했다.
김기덕 감독에게 성폭력 피해를 입은 또 다른 여배우 B씨는 오랫동안 고심하다가 어렵게 ‘PD 수첩’에 입을 열었다. 과거 김기덕 감독 영화에 캐스팅되는 것이 확실시되던 신인 배우 B씨는 김 감독과 만난 자리에서 2시간 동안 입에 담지 못할 성적 이야기들을 들어야 했다.
화장실을 간다는 핑계로 자리를 뛰쳐나온 B씨는 이후 김기덕 감독의 영화에서 빠지게 됐고, B씨는 영화계를 떠났다. 그녀는 제작진에 “성관계 요구를 받고 공포심에 사로잡혀 화장실에 숨어있었던 순간을 생각하면 지금도 아찔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배우 C씨는 20대 초반 첫 영화 촬영 현장에서 김기덕 감독과 배우 조재현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영화 촬영 시작 전부터 김기덕 감독에게 상습적인 성추행을 당한 C씨는 “대본 이야기를 하겠다”며 여배우들을 방으로 불렀던 김기덕 감독과 조재현을 폭로했다. 두 사람에게 성폭행을 당한 C씨에게 김 감독은 다음 작품 출연을 제안하며 관계 유지를 종용했다. C씨는 “그 후 5~6년 간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 했고 TV에서 김기덕 감독과 조재현을 보며 온몸을 바들바들 떨었다”고 전했다.
‘PD수첩’ 제작진은 “소문만 무성했던 김기덕 감독과 배우 조재현의 성폭력에 대해 취재를 하는 와중에도 그 실체에 다가가기란 쉽지 않았다. 그들이 여전히 영화계에서 큰 힘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라며 취재 과정의 어려움을 밝혔다. 이어 “피해자들의 증언을 토대로 사실관계 확인과 해명을 듣기 위해 김 감독과 조재현에게 인터뷰를 요청했다”면서 “김 감독은 제작진에게 이 사안에 대한 입장을 장문의 문자 메시지로 보내왔고, 조재현은 기존에 불거진 사건들과는 다른 내용의 해명을 했다”고 전했다.
김 감독과 조재현은 영화 ‘악어’ ‘야생동물보호구역’ ‘섬’ ‘수취인 불명’ ‘나쁜 남자’ 등을 함께 작업해온 영화계 대표적인 콤비다. 김기덕 감독과 조재현의 성추행과 그 구체적인 증언들이 공개되는 MBC ‘PD수첩’은 6일 오후 11시10분에 방송된다.
이현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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