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 제보 받습니다”… 개강 맞은 대학가 폭풍전야

Է:2018-03-02 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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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들 성폭력 상담 창구 마련·수기 모집 등 분주


동국대 총여학생회는 ‘미투(#MeToo)’ 운동만을 위한 대나무숲 페이지를 만들기로 했다고 1일 밝혔다. 대나무숲 페이지는 구성원들이 익명으로 글을 올릴 수 있는 페이스북 계정이다. 전날 총여학생회 내부 회의에서 성폭력 피해를 털어놓을 창구를 마련하자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진 데 따른 것이다. 운영기간은 우선 6개월∼1년으로 잡았다. 개인적인 제보와 상담을 위한 카카오톡 오픈채팅방도 새로 열기로 했다. 오픈채팅방에선 신상을 드러내지 않고 상담할 수 있다.

동국대에는 이미 대나무숲 페이지가 있지만 성폭력 사건은 제보를 받아도 공개하지 않았다. 남녀 간에 갈등이 벌어질 수 있다는 의견 때문이라고 한다. 총여학생회 관계자는 “최근 교수가 저지른 성폭력 제보들이 있다고 해서 따로 미투 운동을 위한 대나무숲 페이지를 만들 필요성이 생겼다”고 밝혔다.

2일 새 학기 개강을 맞는 대학가에 미투 운동 확산을 위한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이화여대 학생신문인 이대학보는 지난 20일부터 여성 대학생으로서 겪은 차별의 경험을 담은 수기를 모집 중이다. 오는 5일 발간될 학보에 학생들의 수기를 익명으로 보도할 예정이다. 학보가 “나도 이런 일을 겪었다”는 경험을 공유하는 창구 역할을 하게 된 셈이다.

학생들이 익명의 창구를 찾는 이유는 신고센터 등 성폭력 문제를 해결해야 할 교내 공식기구가 미덥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장미혜 선임연구위원은 “온라인에서 문제를 표면화시켰을 때 공감을 쉽게 얻을 수 있다는 점과 고충처리기구가 제 역할을 할 것이라는 믿음이 부족한 점이 합쳐진 결과”라며 “대학 내 인권센터나 양성평등상담실의 전담 인력이 부족한 점도 문제 중 하나”라고 말했다.

성폭력을 예방하기 위한 학생들의 노력도 활발해지고 있다. 연세대 총여학생회는 ‘성폭력 사건 대응 매뉴얼’을 만들어 학생들에게 배포했다. 성균관대 총학생회는 ‘바람직한 새내기 새로 배움터(새터)를 위한 성균인 선언문’을 발표했다. 선언문에는 “권력에 의한 일체의 신체적·성적·정신적·언어적 폭력을 절대 금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한양대 반성폭력·반성차별모임 ‘월담’은 이달 말쯤 미투 운동 관련 행사를 개최할 계획이다.

장 선임연구위원은 “대나무숲 페이지는 초기 문제제기에 효과적이지만 가해자 처벌과 피해자 상담 측면에선 미약한 부분이 있다”며 “학생들의 자발적 폭로가 일으키는 파급력이 학교와 제도권의 대응으로 이어지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임주언 기자 e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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