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 결심공판에서 소란이 벌어졌다. 박 전 대통령 지지자로 보이는 한 방청객이 재판이 공정하지 못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며 난동을 피웠다.
박 전 대통령의 결심공판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27일 오후 열렸다. 검찰은 “피고인이 헌법을 수호할 책임을 방기하고 사회 양극화 해소에 대한 국민 열망에 찬물을 끼얹었다”며 징역 30년에 벌금 1185억원을 구형했다.
공판이 열린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에는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자리해 “무죄 석방”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지지자들은 태극기를 들고 옷에 박 전 대통령 사진을 붙이며 법원 앞을 가득 메웠다. 주로 연령대가 높은 노인들이었다. 미국 국기인 ‘성조기’를 든 사람도 있었다.
재판정에는 박 전 대통령 지지자로 보이는 방청객들이 주로 자리했다. 한 할머니는 공판 시작 직전 법정 경위와 말다툼을 벌이기도 했다. 경위가 할머니에게 방청권을 보이게 걸어달라고 요청하자 할머니는 “건방이 하늘을 찌르고 지X이야”라며 욕설을 했다. 이후에도 “억지로 대통령을 가둬놨다”고 언성을 높이며 소동을 피웠다. 검찰 측은 동요하지 않고 최후 변론을 점검했다.
최순실씨 측 변호인 이경재·권영광 변호사도 재판을 방청했다. 방청석은 대부분 찼지만 만석은 아니었다. 교복을 입은 학생도 있었다.
검찰이 유기징역 최고형인 징역 30년을 구형하자 방청석이 술렁거렸다. 일부는 자리에서 일어나 법정을 나갔다. 박 전 대통령의 변호인단인 박승길 변호사가 최후변론을 하던 중 “나라를 위해 했던 모든 일까지 감옥에 가두고 평가해야 하나”라며 울먹이자 방청석 곳곳에서 울음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소란이 일자 재판장인 김세윤 부장판사가 “법정 경위 지시나 통제는 곧 재판장의 지시·통제와 같다”며 “재판장 통제에 따라 재판이 원활히 진행되도록 협조해 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날 공판은 박 전 대통령이 없는 가운데 진행됐다. 박 전 대통령은 구속 기간 연장해 반발해 지난해 10월 16일 법정에서 보이콧을 선언한 뒤 재판에 출석하지 않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은 2014년 9월부터 2016년 7월까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최씨의 딸 정유라씨의 말 구입비 등 승마 지원 명목으로 77억9735만원(213억원 약속)을 받은 혐의 등을 받는다. 또 최씨 등과 공모해 2015년 10월부터 약 3개월간 전국경제인연합회 소속 18개 그룹에게 미르·K스포츠 재단 설립 출연금 774억원을 강제로 모금한 혐의, 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문화예술계 인사에 대한 지원을 배제하는 ‘블랙리스트’를 만든 혐의 등 모두 18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중 13개 혐의를 함께 받고 있는 공범 최씨는 13일 같은 재판부 심리로 열린 선고공판에서 징역 20년, 벌금 180억원, 추징금 72억9427만원을 선고 받았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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