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변호인단이 27일 결심 공판 최종 변론에서 평창동계올림픽에서의 박근혜 전 대통령의 노고를 강조하며 양형 선처를 부탁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집권 당시 평창올림픽의 성공 개최를 위한 노력이 깡그리 무시됐다면서 울먹이기도 했다.
검찰은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박 전 대통령의 결심공판에서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대통령 권한을 사유화해서 국정을 농단하고 헌법 가치를 훼손했다"며 징역 30년과 벌금 1185억원을 구형했다. 국정농단의 또 다른 주범이자 민간인인 최순실씨에게 징역 25년을 구형한 만큼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는 더 무거운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그러나 박근혜 전 대통령 변호인측은 최종 진술을 통해 검찰 공소 사실에 대한 부당함을 강조했다. 법원 양형에 대해 언급하며 선처를 호소하기도 했다.
“평창올림픽이 개회식과 폐회식이 너무 세련됐고 멋있고 감동적이었다”고 운을 띄운 변호인은 “마음이 상하는 순간이 있었다”고 했다. 개·폐회식에서 미래를 형상화하며 불빛이 나오는 문이 나왔을 때, 방송사의 한 아나운서가 ‘소통’ ‘문재인 대통령’ 등을 언급했다고 했다.
변호인은 “두껍아 두껍아 헌집 줄게 새집 다오라는 노래가 나왔을 때 (사람들이) ‘박근혜 대통령이 헌집이고 불통이라는 생각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은 높은 곳에서 환영받고 박수를 받았다”면서 “그러나 박근혜 대통령이 평창 올림픽을 수년간 고민하면서 비용과 사후 활용을 고민했고, 우리 문화와 과학기술을 세계 알리려고 노력하셨으며 스포츠를 통해 국가브랜드 널리 알리려는데 관심 가진 것을 알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 마음으로 수감돼 있는 박근혜 대통령에게도 박수 보냈다”고 덧붙였다. 변호인은 “나중에 보시면…”이라고 말하다가 울컥한 듯 잠시 말을 멈추기도 했다. 이후에도 울먹이는 목소리로 최후 변론을 이어갔다.
변호인은 “박근혜 대통령이 했던 모든 일까지 없었던 일로 치부하고 평가해서는 안 된다”라면서 “그게 실수가 있었더라도 대통령으로서 불철주야 노력한 점을 감안하시고 부디 선처하여 주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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