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 아동의 가슴을 깨물어 부상을 입힌 어린이집 교사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제주지법 형사1단독 강재원 부장판사는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복지시설 종사자 등의 아동학대 가중처벌) 혐의로 기소된 어린이집 교사 김모(29·여)씨에게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고 27일 밝혔다.
제주 시내 한 어린이집 장애통합교사로 근무하던 김씨는 지난해 8월 자폐증을 앓아 장애 2급 판정을 받은 A(7)군을 돌보던 중 아이의 왼쪽 가슴 부위를 입으로 물어 상처를 입힌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판결문에 따르면 김씨는 A군이 갑자기 자신의 가슴 부위를 입으로 물자 약 13초 뒤 자신도 똑같이 아동의 가슴을 입으로 문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 과정에서 김씨는 "장애 아동에게 대화로 설명하는 것이 한계가 있었다"며 "평소 (아동이) 모방행동을 잘했기 때문에 무는 행동이 나쁘다는 것을 직접 행동으로 보여주는 이른바 '혐오기법'이라는 교육법에 따라 피해아동을 살짝 문 정도여서 사회상규에 반하지 않는 행위이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아동학대란 학대 목적이나 의도가 있어야만 하는 것이 아니고 아동의 건강 등을 해칠 수 있는 행위임을 인식하는 것만으로 족하다"며 "A군이 입은 상처를 고려할 때 피고인의 신체적 학대행위에 대한 고의가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강 판사는 판결문을 통해 "전담 보육교사였던 피고인이 아동에게 입힌 상처가 가볍지 않고 부모와 합의하지 못했다"며 "다만 피고인이 초범이고 이 사건 전에는 아동을 성심껏 돌본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참작해 이같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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