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뮤지컬 ‘명성황후’와 ‘영웅’을 제작한 윤호진 에이콤 대표(71)가 성추행 의혹을 인정했다.
윤호진 대표는 24일 “오늘 저로 인해 피해를 당하신 분의 소식을 들었습니다.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며 “피해자분의 입장에서, 피해자분이 원하는 방식으로 사과드리겠습니다”고 밝혔다.
이어 “저의 거취를 포함하여 현재 상황을 엄중하게 생각하고 있으며 무겁게 고민하고 반성하겠습니다”고 전했다.
피해자들은 창작 뮤지컬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윤 대표에게 지속적인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술자리와 이동 중인 차량 등에서 성추행이 이뤄졌다고 증언했다.
피해자 증언이 이어지자 윤 대표는 이날 오전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소재로 한 뮤지컬 ‘웬즈데이’ 제작 발표회를 무기한 연기한다고 발표하며 사과했다.
윤 대표는 “최근 공연계에 불미스러운 성폭력 사건들이 불거지고 있는 것에 대해 오랜 시간 공연계에 몸담고 있는 사람으로서 참담함과 책임감을 느낀다”라며 “피해를 당하신 분들과 불편함을 느끼시는 관객분들께도 진심으로 면목이 없다”고 했다.
“저 역시 의혹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생각하며, 제 이름이 거론된다는 소식을 들었다”는 윤 대표는 “이러한 상황에서 신작 뮤지컬의 제작발표를 한다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특히 “(위안부) 할머님들과 힘겨운 싸움을 하고 계신 분들께 저의 개인적인 의혹으로 누를 끼쳐서는 안된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더불어 저의 행동으로 인해 불쾌함을 느끼신 분이 계시다면 진심으로 사과드리고 싶다”는 그는 “피해 신고센터나, 에이콤, 또는 주변 지인을 통해서라도 꼭 연락 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50여 년 간 공연을 하면서 앞만 보고 오며, 자부심에 취해 제 자신과 주변을 둘러보지 못한 것에 대한 자책이 든다”는 윤 대표는 “기득권에 속해 있는 한 사람으로서, 지금 용기 있는 분들이 목소리를 내고 있는 이 운동이 우리 사회를 건강하게 만드는 밑거름이 되기 바라며, 저는 이 운동에 걸림돌이 되지 않기 위해 삼성오신(三省吾身)하겠다”고 했다.
“그분들의 용기를 격려해주시고 지켜주시기 바란다”며 “공연계의 권력과 기득권의 성폭력 문제로 인해, 이 시간에도 땀 흘리고 있는 제작진과 배우들의 순수한 열정에 피해가 없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박세원 기자 sewonpar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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