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 왕관 쓴 열여섯 ‘피겨로봇’… 알리나 자기토바 금메달

Է:2018-02-23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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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나 자기토바가 23일 강원도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 연기를 마친 뒤 확신에 찬 듯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러시아의 ‘샛별’ 알리나 자기토바(16)가 김연아(28)의 왕관을 물려받았다. 시니어 데뷔 시즌에 올림픽 금메달을 차지해 은반의 여왕으로 올라섰다. 이제 앞으로 4년은 자기토바의 시대다.

자기토바는 23일 강원도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기술점수 81.62점, 예술점수 75.03점을 합산해 156.65점을 받았다. 다소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점수를 받았지만 하루 전 쇼트프로그램 점수(82.92점)를 합산한 최종 합계에서 239.57로 1위를 확정했다. 자기토바는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금메달의 주인이 됐다.

자기토바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는 예브게니야 메드베데바(18·러시아)였다. 자기토바보다 먼저 유력한 금메달 후보로 거론됐던 선수다. 여자 싱글 세계 랭킹 1위이자 세계 최고점 보유자다. 지난해 1월 체코 유럽선수권대회에서 쇼트·프리스케이팅 합계 229.71점으로 2연패를 달성했다. 이 점수로 김연아가 2010 밴쿠버동계올림픽 금메달을 차지하면서 작성한 세계 최고점(228.56점)을 경신하기도 했다.

메드베데바는 프리스케이팅에서 자기토바와 같은 점수를 받았다. 이로 인해 쇼트프로그램에서 자기토바보다 1.31점 부족했던 점수 차이가 최종 점수에 그대로 이어졌다. 메드베데바의 쇼트프로그램 점수는 81.61점, 최종 합계 점수는 238.26점이다. 메드베데바는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예브게니야 메드베데바가 키스앤크라이존에서 점수를 확인한 뒤 울음을 터뜨리고 있다.

메드베데바는 키스앤크라이존에서 울음을 터뜨렸다. 올림픽 은반에 오를 때까지 4년간 구슬땀을 쏟았던 인내와 노력의 시간들, 그리고 어쩌면 확신했을지 모를 여왕 대관식이 무산된 아쉬움이 메드베데바의 눈물 속에 복잡하게 서려 있었다. 대기실에서 최종 결과를 기다리던 자기토바도 눈시울을 붉혔다.

자기토바는 올 시즌 시니어로 데뷔한 ‘샛별’이다. 하지만 누구보다 가파른 성장세를 나타냈다. 메드베데바가 올 시즌 발목 부상으로 잠시 자리를 비운 은반 위를 점령했다. 올림픽의 전초전 격인 올 시즌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우승했고, 메드베데바가 복귀전으로 삼은 지난달 러시아 유럽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을 차지했다. 메드베데바는 유럽선수권 시상식에서도 자기토바 옆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자기토바는 기계처럼 정확한 동작으로 고난도 점프를 소화한다. 그래서 ‘피겨 로봇’ ‘피겨 인형’으로도 불린다. 프리스케이팅에서는 모두 세 번의 콤비네이션 점프에서 고득점을 받았다. 13.91점짜리 트리플 러츠-트리플 루프에 성공했고, 트리플 플립-더블 토루프-더블 루프로 10.44점을 받았다. 앞선 더블 악셀-트리플 토루프는 9.76점짜리로 소화했다.


자기토바는 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김연아를 2위로 밀어내고 금메달을 차지했던 아델리나 소트니코바(22·러시아)와 다르게 새로운 은반의 여왕으로 인정받을 것으로 보인다. 소트니코바의 경우 올림픽을 마친 뒤 세계 피겨계에서 불거진 비판 여론을 극복할 실력을 입증하지 못했다. 자기토바는 올림픽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서 시니어 데뷔 시즌을 마친 만큼 앞으로 더 성장할 여지가 많다.

자기토바의 우승으로 러시아 출신 올림픽 선수단(OAR)은 평창에서 첫 금메달을 수확했다. ‘노 골드’로 종합 순위 20위 안팎을 전전했던 OAR은 오후 4시 현재 금메달 1개, 은메달 5개, 동메달 8개로 15위까지 도약했다.

김철오 기자, 사진(강릉)=윤성호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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