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자유구역청(경자청) 관계자들이 외국인 투자를 유치하겠다는 명목으로 아프리카 최빈국을 찾아가 사파리 여행을 즐긴 것으로 드러났다. 외자 유치와 무관한 직원들에게 해외 연수를 시켜주겠다며 중국과 동남아 등지로 관광을 보내주기도 했다.
국무조정실 정부합동부패예방감시단은 전국 8개 경자청을 대상으로 공무 해외출장 실태를 점검한 결과 부산·진해 경자청과 광양만권(전남·경남) 경자청, 대구·경북 경자청 등 3곳에서 외유성 출장 47건이 적발됐다고 21일 밝혔다.
부패예방감시단에 따르면 부산·진해 경자청 조합위원 4명은 지난해 5월 22일부터 6월 1일까지 11일 일정으로 보츠와나와 잠비아, 짐바브웨를 다녀왔다. 이들은 이 기간 사파리 투어와 빅토리아 폭포 관람, 아프리카펭귄 관람 등 주로 관광을 즐겼다. 출장 목적은 ‘외국인 투자 유치를 위한 해외시찰’이었지만, 아프리카 최빈국인 이들 나라에서 투자를 받을 가능성은 없었다.
광양만권 경자청은 2015년 10월 ‘해외 선진지 비교연수’ 명목으로 해외여행 경험이 없는 직원 15명을 뽑아 일주일 간 중국과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여행을 시켜줬다. 이들은 투자 유치 업무와도 무관한 일반 직원이었다. 광양만권 경자청은 이런 외유성 출장 프로그램을 2015년 한 해 동안에만 세 차례 실시했다.
불필요한 중복 출장을 다녀온 사례도 있었다. 부산·진해 경자청 소속 2개 팀은 2016년 11월 2박3일 일정으로 일본 도쿄 소재 기업 2곳을 방문했다. 출장 지역과 방문 기업이 같아 1개 팀만 보내도 됐지만 2개 팀이 서로 다른 기간에 같은 기업을 방문한 것이다. 한 달 뒤인 그해 12월에는 박람회 참석을 이유로 도쿄를 다시 찾았다.
부패예방감시단은 경자청 ‘공무국외여행 심사운영지침’을 올해 상반기 안에 개정하기로 했다. 1년에 한 차례만 하던 공무 해외출장 계획 심사를 출장 건별로 실시하기로 했다. 아울러 외유성 출장에 연루된 직원 10명을 징계하고 부당 집행된 출장비를 환수하도록 조치했다.
조성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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