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배우 송하늘씨에 이어 청주대 연극학과 졸업생이 배우 조민기씨의 성추행을 폭로했다. 이 졸업생은 청주대 홈페이지에 글을 올려 자신이 겪은 피해 내용을 고발했다.
청주대 홈페이지 ‘청대인 게시판’에는 20일 ‘조민기 교수 성추행에 대한 피해 사실을 고발합니다’라는 글이 게시됐다. 자신을 “청주대 연극학과 졸업생”이라고 밝힌 글쓴이는 “조민기가 수년 동안 제자들을 상대로 성추행을 해왔다”며 “나도 그 피해자 중 하나”라고 밝혔다.
글쓴이에 따르면 조민기씨는 교내 워크숍이나 오디션에 대한 대화를 나누자며 학생들을 학교 인근 본인 오피스텔로 불렀다. 학교에는 이미 조민기씨가 학생들에게 성추행을 일삼는다는 소문이 퍼진 상태였다. 그의 부름을 받은 학생들은 연락을 피하거나 친구와 함께 방문했다고 한다. 글쓴이는 “계속 피하면 조교로부터 ‘조민기 교수가 널 찾으니 과사무실로 오라’라는 연락이 왔다”고 토로했다.
글쓴이는 “조민기씨가 집요하게 연락해 어쩔 수 없이 혼자 오피스텔을 찾아간 적이 있다”고 전했다. 당시 조민기씨는 자신을 찾아온 제자에게 계속 술을 권하며 “여기서 자고 가라”고 했다. 술을 더 마시기 싫었던 글쓴이가 자는 척 하며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침대에 눕자, 조민기씨는 글쓴이의 옷 속에 손을 넣었다고 한다.
글쓴이는 또 “조민기씨가 학생들에게 스킨십을 하거나 성적인 말로 희롱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시 조교를 비롯한 몇몇 선배들은 ‘네 몸은 네가 지켜라’라며 나를 외면했다”고 덧붙였다.
글쓴이는 조민기씨 소속사가 발표한 ‘성추행으로 교수직을 박탈당한 적이 없다. 스스로 사임했다’는 공식 입장을 반박했다. 글쓴이는 “조민기씨의 성추행이 지난해 11월 한 선배에 의해 대학 측에 알려졌다”며 “피해 학생들은 언론에 폭로하지 않되 교내에서 공론화시키고 조민기 교수가 사직하는 것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앞서 조민기씨 소속사 윌엔터테인먼트는 ‘학생 성추행 의혹’이 불거지자 “이는 명백한 루머다. 조민기가 청주대 연극학과 교수직을 박탈당한 적이 없다”며 “강연 중 조민기가 한 언행이 수업 내용과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3개월 정직’ 징계를 받았을 뿐”이라는 공식 입장을 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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