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롯데홀딩스가 21일 이사회를 열어 법정구속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거취를 논의한다. 신 회장의 대표이사직 해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일본 롯데의 지주사 격인 롯데홀딩스 이사회의 안건은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았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긴급 이사회가 아니라 예정돼 있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여러 ‘경영 현안’을 폭넓게 다루는 자리여서 신 회장의 법정구속에 따른 경영 공백 문제도 안건에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
롯데 관계자는 "한국은 3심까지 유무죄를 다툰다는 점과 한·일 대표이사 분리가 경영 비효율을 가져올 수 있어 신 회장의 거취를 신중하게 결정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지만 법정구속 이후 ‘경영권 리스크'가 크게 부각되며 신 회장으로선 일본 롯데 경영권 수성에 비상이 걸린 분위기다.
지금까지는 신 회장이 낮은 지분율에도 일본보다 큰 한국 사업 규모 등으로 인해 한·일 롯데를 지배하는 이른바 ‘원 리더' 역할을 해왔다. 한국 롯데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호텔롯데의 최대주주가 일본 롯데홀딩스여서 한·일 롯데는 구조적으론 모두 일본 롯데홀딩스가 통제하는 형태로 돼 있다.
특히 일본 기업 관행에 따라 신 회장의 이사직 해임을 결의할 경우 롯데홀딩스는 현재 공동 대표인 쓰쿠다 다카유키(佃孝之) 사장 단독 대표 체제로 전환된다. 이는 일본 경영진과 주주들의 영향력이 확대돼 한국 롯데그룹 전체가 일본인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최악의 시나리오'로 꼽힌다.
재계 관계자는 "한일 롯데의 지분구조상 일본 롯데홀딩스 경영권을 갖는 사람이나 조직이 결국 형식상으론 한·일 양국 롯데의 총괄 경영권을 쥐게 되는 셈"이라며 "신 회장이 롯데홀딩스 대표이사직에서 해임된다면 한국 롯데가 진행할 인수·합병(M&A)이나 신사업 등 여러가지 의사결정에 일본 경영진의 ‘재가'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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