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 백철기 감독이 여자 팀추월 경기에 쏟아지는 비난에 대해 입을 열었다. 백 감독은 20일 스포츠조선과 전화통화에서 “코치존을 벗어나면서까지 (간격이 벌어졌다고) 소리쳤는데 함성 때문에 전달이 안 됐다”며 “김보름은 기록을 위해 전력 질주했던 것”이라고 밝혔다.
김보름·박지우는 평창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추월 준준결선에서 동료 주자 노선영과 간격이 벌어졌는데도 앞만 보고 달려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팀추월은 마지막 주자의 기록으로 순위를 가리는 경기다. 마지막, 3번째 선수가 뒤처지면 1·2번째 선수가 밀어주며 함께 달려야 한다. 이날 세 선수는 3분3초76을 기록하며 8개국 중 7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경기는 19일 강원도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렸다.
백 감독은 노선영과 나머지 두 선수의 간격이 많이 벌어졌지만 대응하지 못한 것에 대해 “사실 코치들이 소리 지르며 알리려 했지만 함성 때문에 전달이 안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보름은 기록을 위해 전력 질주했던 것이다”라며 “전달 못 한 것도 감독과 코치들 잘못”이라고 했다.
백 감독은 노선영이 마지막 주자로 나서게 된 경위도 전했다. 그는 “원래 마지막 2바퀴를 남겨놨을 때 노선영이 (앞에서) 끌어 주다가 뒤로 빠지거나 가운데로 가는 2가지 선택이 있었다”며 “가운데에서 달리기엔 노선영의 체력 때문에 속도가 죽을 수밖에 없었다. 노선영이 (앞에서) 이끌고 나서 뒤로 빠진 후 최선을 다해 쫓아가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백 감독은 “노선영 몸 상태가 좋아 보여 수락했는데 (결과가) 이렇게 됐다”며 “감독으로 선택의 책임이 있다”고 했다.
백 감독의 해명에 네티즌은 오히려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 회원은 “올림픽 같은 큰 스포츠 대회에서 함성 때문에 혼선을 빚을 정도면 관객 없이 경기해야 한단 거냐”고 지적했다. 다른 네티즌도 “왜 관중 탓을 하는지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앞서 스피드스케이팅 장수지 선수도 팀추월 경기 후 “방해 수준의 응원을 해 선수들은 코치들 말도 못 듣고 경기한다”는 글을 인스타그램에 올려 구설에 올랐다. 장수지는 논란이 거세지자 “같은 선수 입장이다 보니 안쓰럽고 욱해서 그랬다”며 “국민 응원에 힘내는 선수들 맞다. 응원해주시는데 말실수로 일이 커졌다”는 내용의 사과문을 게재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