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빙속여제’ 이상화가 끝내 눈물을 보였다. 평창 동계올림픽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500m 경기에서 은메달을 딴 뒤였다. 2010년 밴쿠버올림픽과 2014년 소치올림픽 금메달을 딴 이상화는 안방에서 올림픽 3연패 기대를 모았지만 아쉽게도 숙적 고다이라 나오(일본)에게 금메달을 내줬다. 하지만 다리가 움직이지 않을 정도였던 부상을 완전히 떨쳐내고 올림픽 3연속 메달을 따내는 쾌거를 이뤘다.
이상화는 18일 오후 8시 강원도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 경기에서 37초33의 기록으로 은메달을 거머쥐었다. 고다이라의 36초94보다 0.39초 늦었다.
이상화는 이날 고 아리사(일본)와 함께 전체 16개조 가운데 15조에 편성됐다. 14조에 배정된 라이벌 고다이라의 경기를 관전 후 경기에 임했다. 이상화는 평소 선호한 아웃코스에, 고 아리사는 인코스에 배치됐다.
이상화는 첫 100m는 고다이라보다 0.06초 빨랐지만 후반부로 가면서 점차 밀렸다. 이날 관점 포인트 중 하나는 36초대 진입 여부였지만 이상화는 0.33초 차이로 아쉽게 36초대에 진입하지 못했다.
이상화는 앞서 종아리와 무릎 등 부상의 여파로 슬럼프를 겪으며 한동안 제 기량을 찾지 못했다. “다리를 움직일 수 없을 정도”의 부상이었다. 그 사이 고다이라에게 세계랭킹 1위 자리를 내주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부상을 이겨내고 본격적으로 고다이라를 추격했지만, 올림픽 자리를 지키기엔 시간이 조금 모자랐다.
이상화는 자신의 기록을 확인한 뒤 아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다 끝내 눈물을 보였다. 하지만 금메달을 딴 고다이라와 포옹하며 축하의 인사를 건네기도 했다.
이상화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금메달을 위해 소치(올림픽) 이후로 계속 전진해왔다”며 아쉬워하면서도 “값진 은메달”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것으로도 저는 최선을 다했으니 (국민들이) 많은 격려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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