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멕시코에서 고위 관료를 태우고 지진 피해 지역을 시찰하던 군용 헬기가 지상에 노숙 중이던 생존자를 덮쳐 어린이 3명 등 14명이 숨지고 21명이 다쳤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 등은 지난 16일 밤 10시쯤(현지시간) 멕시코 남부 오악사카주에서 지진 피해 지역으로 접근하던 블랙호크 헬기가 착륙 도중 추락해 참사가 벌어졌다고 17일 전했다. 헬기에 타고 있던 알폰소 나바레테 내무장관과 알레한드로 무라트 오악사카 주지사 일행은 모두 경미한 부상만 입었다.
헬기가 곤두박질친 자밀테펙 지역에서는 지진 생존자들이 평지나 차 안으로 피해 밤을 보내고 있었다. 자밀테펙은 앞서 오후 5시43분쯤 규모 7.2의 강진이 발생한 진원지 피노테파에서 약 30㎞ 떨어진 곳이다. 헬기 추락 전까지 이곳에서는 가옥 약 50채와 가톨릭 성당이 피해를 입었을 뿐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사망자는 없었다.
나바레테 내무장관은 헬기 조종사가 약 30m 상공에서 착륙을 준비하던 중 통제력을 잃었다고 지역 언론에 설명했다. 그는 “이런 일이 벌어져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멕시코인들은 헬기가 캄캄한 지역에 착륙하려 한 사실을 지적하며 추락 사고에 분노하고 있다고 LAT는 전했다. 지역신문 임파샬 델 라 코스타는 헬기가 사고지역 위를 여러 번 돌며 먼지가 솟구치고 시야를 가로막았다고 보도했다.
좌파 성향 모레나당 소속 레이다 산소레스 상원의원은 트위터에서 “이번 사고는 현 정부의 ‘멍청함과 실패한 리더십, 용서받을 수 없는 무책임’을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
GoodNews paper Ϻ(www.kmib.co.kr), , , AI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