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노보드 전문 선수 에스더 레데츠카(23·체코)가 17일 평창동계올림픽 알파인스키 여자 슈퍼대회전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레데츠카는 메달을 예상하지 못해 메이크업을 하고 오지 않았다며 인터뷰 내내 고글을 쓰고 있었다.
17일 정선 알파인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알파인스키 여자 슈퍼대회전에서 레데츠카 선수는 1분21초11을 기록하며 금메달을 차지했다. 알파인스키 2연패에 도전하던 안나 베이스(오스트리아)를 0.01초 차이로 제친 성적이다.
레데츠카는 동계올림픽 최초로 스키와 스노보드에 동시 출전해 주목을 받았다. 레데츠카의 주종목은 스키가 아닌 스노보드다. 알파인 스노보드 평행대회전 세계랭킹 1위인 레데츠카의 금메달은 스키 경기가 아니라 앞으로 펼쳐질 스노보드 경기에서 기대되는 상황이었다.
알파인스키 결승선을 통과한 레데츠카는 스스로도 결과가 믿기지 않는 듯 두 팔을 머리에 올리고 전광판에 나온 순위와 기록을 유심히 들여다봤다. 메달을 획득한 레데츠카는 취재진의 질문에 “결과를 믿을 수 없다”며 한동한 움직이지 못했다.
당황한 레데츠카 선수의 모습은 언론 인터뷰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회견장에 입장할 때부터 고글을 벗지 않던 레데츠카는 “인터뷰를 할지도, 메달을 딸지도 몰라서 메이크업을 하지 않았다”며 “그래서 지금은 벗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인터뷰장에는 한바탕 유쾌한 웃음이 터져나왔다.
그는 “모든 게 너무 놀랍다”며 “매번 좋은 성적을 거두려 노력하지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다는 건 몰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스노보드도 하기 때문에 다른 스키 선수만큼 많이 연습하지 못했다. 그렇기에 오늘의 좋은 성적을 예상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처음에 기록을 보고 잘못된 것이라 생각했다”면서 “모두들 소리를 지르길래 무슨 일이 일어났나 싶었는데 한참 후에 내가 1위란 것을 알게 됐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무례한 사람으로 비춰지고 싶진 않지만, 내가 여기 있을 것이란 생각은 못했다”는 레데츠카는 “사실 지금 스노보드를 타러 가고 싶다”고 말했다. 다음주 스노보드 경기를 앞두고 있는 레데츠카는 “지금쯤이면 연습 경기 3번은 끝냈을 것”이라며 스노보드를 향한 열정을 드러냈다.
박세원 기자 sewonpar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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