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정상 자리를 되찾으며 ‘스노보드 황제’의 귀환을 알린 숀 화이트가 각종 논란의 중심에 섰다. 그가 2016년 성범죄 혐의로 법정에 섰던 사실과 우승 확정 직후 성조기를 바닥에 끌리게 한 장면 때문이다.
미국 NBC에 따르면 화이트는 14일 경기를 막 끝낸 후 기자회견에서 성범죄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그는 “나는 올림픽에 대해 이야기를 하려는 것이지 ‘가십’에 대해 대답하러 온 게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미국 올림픽위원회 언론 담당자는 성범죄 피소와 관련해 물으려던 기자들의 질문을 차단했다.

화이트는 자신이 소속된 록밴드의 전 드러머 레나 자와데를 7년간 성희롱하고 추행했다. 자와데는 2016년 화이트를 고소해 그의 실상을 낱낱이 공개했다. 검찰 기소장에 따르면 화이트는 자와데 앞에서 자신의 신체 일부를 보이고 강제 접촉을 시도했다. 포르노 영상을 보여주는 것도 모자라 노골적인 성적 표현이 들어간 문자나 사진을 보내기도 했다.
자와데는 애초에 임금체불을 이유로 화이트에 소송을 제기했지만 변호사를 바꾼 뒤 성범죄 사실을 추가 폭로했다. 밴드의 실질적인 권위자였던 화이트가 특정 헤어스타일과 노출 의상까지 강요했다는 주장도 했다. 화이트는 음란한 문자와 사진을 보낸 것은 인정했지만 나머지 혐의에 대해서는 부정했다. 두 사람은 지난해 5월 알려지지 않은 금액에 법정 화해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화이트는 성범죄 피소를 ‘가십’으로 표현한 것에 대해 비난이 일자 하루 만에 사과했다. 그는 15일 “내가 이런 민감한 사안에 대해 단어 선택을 잘못한 측면이 있다”며 “진심으로 미안하다. 우승 직후 흥분된 상태여서 그랬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자신의 성범죄 사실을 외면하고, 논란이 된 후에야 사과하는 모습에 현지 여론은 악화되고 있다.

화이트를 향한 곱지 않은 시선은 이뿐만이 아니다. 우승 경기 직후 미국 국기를 다루는 그의 모습도 비판 대상이 됐다. 화이트는 자신의 세 번째 올림픽 금메달을 확정한 후 성조기를 건네받았다. 이후 성조기를 바닥에 끌며 이동했고, 고의는 아니었지만 걷는 도중 발로 밟기도 했다.
미국기 규정에는 성조기를 소중히 다뤄야 한다는 항목이 있다. 땅이나 물 등에 닿도록 해서는 안 되며, 선수들이 옷의 일부로 사용해서도 안 된다. 결국 화이트는 성범죄 피소 논란에 더해 ‘성조기 태도 논란’까지 휩싸였다.

화이트는 이와 관련해 “결코 (성조기를) 무례하게 다루려는 의도는 없었다. 국기는 내 집에서 휘날리고 있다”며 “정말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이어 ”나는 미국 대표팀의 일원이라는 게 매우 자랑스럽다. 나는 미국인이다”라고 강조했다.
화이트는 14일 강원 평창 휘닉스 스노 경기장에서 펼쳐진 스노보드 남자 하프파이프 경기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네 번째 올림픽에서 차지한 세 번째 금메달이다. 그는 신의 경지에 오른듯 한 1440도 연속 회전으로 ‘황제의 귀환’을 알렸지만, 이번 우승은 불명예스러운 논란의 불씨이기도 했다.
문지연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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