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 행동을 시작했다… 남북 함께 지핀 불, 벅찬 표정의 김연아

Է:2018-02-09 2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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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김지훈 기자

드디어 ‘평화 올림픽’의 성화가 타올랐다. 전쟁과 분단의 상처가 깊게 새겨진 한반도에 70억 인류의 염원이 모여들었다. 앞으로 17일간 펼쳐질 겨울 축제에서 혹한을 녹일 굵은 땀방울은 환희와 감동을 연출한다.

92개국 2920명의 선수들은 9일 강원도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에서 환호와 열정으로 밤하늘을 수놓았다. 남북 선수단은 가장 마지막인 91번째로 올림픽스타디움에 들어섰다. 선수단 가장 앞에서 한반도기가 펄럭였다. 겨레를 하나로 모으는 ‘아리랑’이 울려 퍼지자 3만5000여명의 관중은 일제히 함성과 박수로 맞았다. 기수로 나선 한국 봅슬레이 국가대표 원윤종과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에 합류한 북한의 황춘금은 한껏 상기된 얼굴로 깃대를 힘껏 움켜잡았다. 문재인 대통령 등 16개국 정상급 외빈들과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은 박수를 치며 평화를 기원했다.

1988년 서울에서 열린 하계대회 이후 30년 만에 개최한 올림픽은 평화와 화합의 축제를 예고한다. 평창조직위원회는 올림픽 슬로건으로 ‘행동하는 평화(Peace in motion)’를 내걸었다. 평화는 이미 행동하고 있다. 북한은 서울올림픽에 불참했지만 이번은 달랐다. 계속된 갈등과 반목의 시간을 보냈던 남북은 이번 올림픽을 맞아 우여곡절 끝에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을 이끌어냈다. 북한 선수단과 응원단, 예술단은 분단의 장벽을 넘어 남쪽으로 내려왔다. 세계 각국에서 모인 선수와 관람객들은 평화와 화합의 출발을 지켜보는 역사의 목격자가 됐다.

개회식은 ‘열정’ ‘흥’ ‘평화’를 주제로 진행됐다. 문 대통령과 바흐 위원장은 한국의 역사·문화를 소개하는 공연이 펼쳐질 때 귀빈석으로 들어섰다. 문 대통령은 먼저 와 있던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등과 악수를 나눴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은 문 대통령과 악수하며 인사말도 나눴다.

바흐 위원장은 한국말로 “안녕하세요, 평창”이라고 인사를 건넨 뒤 축사를 낭독했다. 그는 “우리 모두가 남북한 선수단의 공동 입장을 목격했다. 세계에 강력한 평화의 메시지가 전달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문 대통령이 “제23회 평창 동계올림픽의 개회를 선언합니다”라고 외치자 장내는 우렁찬 함성에 휩싸였다.

평창=김지훈 기자

101일 동안 대한민국을 구석구석을 누비며 2018㎞를 달려온 성화의 점화자는 ‘피겨스케이트의 여왕’ 김연아였다. 김연아는 마지막 성화 봉송주자인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박종아(남)·정수현(북)으로부터 넘겨받아 성화대에 불을 붙였다.

참가국, 출전 선수에서 동계올림픽 사상 최대 규모다. 306개의 메달(금메달 102개)이 걸려 있으며 말레이시아 나이지리아 에콰도르 등 6개국은 평창에서 동계올림픽에 데뷔한다. 한국은 선수 145명, 경기임원 40명, 행정임원 35명 등 220명의 선수단을 구성해 15개 전 종목에 출전한다. 목표는 금메달 8개, 은메달 4개, 동메달 8개에 종합 순위 4위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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