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의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9일 인천공항 의전실에서 김정은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에게 ‘상석’을 양보하려 했다. 90세의 고령에 명목상 국가수반인 그가 직급이 훨씬 낮은 30세 안팎인 김여정을 예우하는 모습을 보인 것이다. 김여정은 김영남의 상석 권유를 웃으며 사양했다.
북한 고위급 대표단은 오후 1시46분 ‘김정은 전용기’로 알려진 PRK-615편으로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편명 ‘PRK-615'는 김대중 전 대통령과 김정일 위원장의 6·15 공동선언을 상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도착 직후 공항 의전실로 이동해 조명균 통일부 장관과 환담을 나눴다. 천해성 통일부 차관, 남관표 청와대 안보실 2차장도 동석했다.
의전실에 먼저 입장한 김영남 상임위원장은 입구에 잠시 멈춰 선 채 김여정 제1부부장이 뒤따라 들어오기를 기다렸다. 김여정이 들어서자 함께 의전실 중앙의 테이블로 이동했다. 김영남 위원장은 자리에 앉으려다 김여정을 돌아보며 상석인 ‘가운데 의자’를 권했다. 이에 김여정은 웃으며 김영남 위원장이 가운데 앉도록 한 뒤 자신은 그 우측 자리에 앉았다. 이 과정에서 조명균 장관이 김영남 위원장에게 상석을 권하며 김여정을 거드는 모습도 보였다.

김영남 위원장이 이끄는 고위급 대표단은 김여정, 최휘 국가체육지도자위원회 위원장,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등 3명으로 구성됐다. 김성혜 조평통 부장, 리택건 민족화해협의회 중앙위원 등 16명의 보장성원(지원인력)과 기자 3명이 대표단에 포함됐다.
북한 대표단은 환담 이후 평창올림픽플라자에서 개최되는 개회식 참석을 위해 강원도 평창으로 이동한다. 김 상임위원장은 이에 앞서 문재인 대통령이 주재하는 올림픽 개회식 사전 리셉션에 참석한다.

이들은 김정은 위원장의 전용기를 타고 평양을 출발해 서해 직항로로 남한에 왔다. 흰색 바탕의 전용기에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라는 글자 옆에 인공기가 그려져 있었다. 북한 대표단은 전용기 문으로 직접 연결되는 브릿지(이동형 연결 통로)를 통해 남측 땅을 처음 밟았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위원회는 이날 아침 제재 대상인 최휘 국가체육지도위원장의 한국 방문을 공식 승인했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
GoodNews paper Ϻ(www.kmib.co.kr), , , AI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