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반건설이 결국 대우건설 인수를 포기했다. 대우건설의 ‘막대한 해외 부실'이라는 돌발 변수에 부딪혀 인수작업을 중단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호반건설 M&A 관계자는 8일 “내부적으로 통제가 불가능한 해외사업의 우발 손실 등 최근 발생한 일련의 문제들을 접하며 아쉽지만 대우건설 인수작업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또 "지난 3개월여 간의 인수 기간 동안 정치권 연루설, 특혜설과 노동조합 등 일부 대우건설 내 매각에 대한 저항으로 인해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대우건설이라는 상징적 국가기간 산업체를 정상화 시키고자 진정성을 갖고 인수 절차에 임해왔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대우건설이 지금의 어려움을 딛고 새로운 도약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라며,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호반건설을 믿고 인수 작업을 도와준 금융기관과 자문사 관계자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호반건설과 대우건설이 아직까지 양해각서나 주식 매매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상황이라 인수를 포기해도 별다른 문제는 없다.
호반건설은 대우건설이 전날 공시한 4분기 실적에 모로코 사피 복합화력발전소 현장에서 발생한 3000억원의 잠재 손실이 반영된 것을 파악했다. 호반건설은 지난해 3분까지 실적을 놓고 단독 응찰했으나 대규모 부실이 뒤늦게 파악된 것이다. 공시 전까지는 대우건설의 최대주주인 산업은행과 매각 주관사도 4분기 국외 손실을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호반건설은 대우건설의 여러 해외 현장 중 대규모 손실이 모로코 한 곳에 그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호반건설은 이날 최종 인수 중단 입장을 산업은행에 전달했다.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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