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은정 서울북부지검 검사가 과거 여검사 모임의 리더 격이었던 조희진 서울동부지검장에게 자신의 성폭력 피해 사실을 고백했지만 아무런 조치도 취해지지 않았다고 폭로했다.
임 검사는 5일 검찰 내부 통신망 ‘이프로스’에 과거 부장검사로부터 성폭력을 당했다고 밝혔다. 글에 따르면 임 검사는 2003년 5월 경주지청에서 근무할 당시 자신의 직속상관인 A부장검사로부터 강제 키스를 당했다고 했다.
임 검사는 “집까지 바래다준 A부장이 ‘물을 달라’고 해서 만취한 정신에 물을 주고 엘리베이터까지 배웅했는데 갑자기 입 안으로 들어오는 물컹한 혀에 술이 확 깼다”고 했다. 임 검사가 관사로 들어가려고 현관문을 열자 A부장은 임 검사를 밀치고 집 안까지 들어와 임 검사에게 추근거렸다.
임 검사가 비명을 지르겠다고 위협하며 실랑이를 벌인 끝에 A부장은 밖으로 나갔다. 그러나 임 검사가 문을 걸어 잠근 뒤 A부장은 계속 초인종을 눌렀다. 이후 임 검사는 수석 검사를 통해 A부장의 사표를 받아 달라고 요구했지만 해결되지 않았다.
임 검사는 지청장에게 찾아가 “주거침입 강간미수 고소도 불사하겠다. 사표를 받아 달라”고 한 뒤에 비로소 A부장이 사직서를 제출했다.
이 같은 사실을 ‘성추행 사건 진상 규명 및 피해회복 조사단’의 단장인 조희진 서울동부지검장에게 털어놨지만 후속조치가 없었다고 했다. 임 검사는 2007년 1박2일로 진행된 여검사 모임에서 자신의 피해 사실을 얘기했다고 밝혔다.
임 검사는 “그때 무언가 조치를 해주셨다면 2010년 서지현 검사의 불행한 강제 추행 피해도 없었거나 최소 피해가 있더라도 즉시 적절한 조치가 취해졌을 것”이라며 “조 단장의 조사단장 자격에 이의를 제기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 외에 임 검사는 2005년 부산지검에서 근무할 때 성 관련 추문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임 검사는 “전직 검사 출신 변호사가 주최한 저녁 자리가 끝나고 당시 성매매 전담 업무를 맡았던 B부장은 성매매를 하러 갔다”며 “B부장이 성매매 피의자로 보여 상부에 정식으로 문제제기를 했지만 왜 부산지검이 왜 감찰 착수를 안 했는지 지금도 이해하기 어렵다”고 폭로했다.
임 검사는 이어 “이후부터 인사상의 불이익을 받았다”며 “2007년 광주지검 공판부에 배치된 이유는 ‘부장에게 꼬리 치다가 뒤통수치는 꽃뱀 같은 여검사’라는 풍문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GoodNews paper Ϻ(www.kmib.co.kr), , , AI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