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극 ‘쥐덫’ MBC탤런트 극단 창단 공연
올 66주년, 공연 역사상 최장 공연 기록
“탤런트들이 새롭게 변하기 위해 도전”
TV 드라마 배우들이 연극 무대에 섰다. ‘MBC탤런트 극단’ 창단 공연을 통해서다. 양희경 오미연 허윤정 장보규 임채원 박형준 윤순홍 정욱 등 모두 친숙한 배우다. 최근 개막한 연극 ‘쥐덫’은 MBC 공채 탤런트와 객원 배우들이 만드는 작품이다. 3일 공연이 열리는 서울 종로구 SH아트홀을 찾았을 때 배우들의 의욕이 느껴졌다. 배우 오미연은 연극 시작 전 “MBC 공채 6기 탤런트”라고 소개하면서 “방송국에서 벗어나 연기할 무대를 찾으려는 배우들에게 아낌없는 응원을 부탁한다”라고 당부했다.
쥐덫은 1952년 영국 런던에서 초연해 올해 66주년을 맞은 당대 최고의 추리소설 작가 아가사 크리스티의 정통 추리극이다. 영국의 메리 왕비가 팔순을 앞두고 크리스티의 연극을 보고 싶다고 해서 탄생했다. 57년 윈스턴 처칠 전 영국 총리, 2002년에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봤고 영국의 자존심 같은 연극으로 자리 잡았다. 2만5000회 이상 오르면서 모든 공연을 통틀어 세계 최장기 공연 기록을 세웠다. 그러다 보니 11년간 같은 주요 배역을 4575회 맡아 기네스북에 오른 배우도 있다.

연극의 가장 큰 묘미는 후반부의 ‘반전’이다. 내용은 신혼부부가 물려받은 저택으로 게스트하우스를 개업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 투숙객들이 한 명씩 찾아오는데 라디오와 신문에서는 런던에서 중년 여성이 살해돼 범인을 찾고 있다는 뉴스가 나온다. 그러던 중 경찰서에서 게스트하우스로 형사를 보냈다는 전화가 걸려오고 형사는 투숙객 중 범인이 있을 수 있다고 경고한다. 서로를 의심하면서 긴장이 증폭되는데 생각하지도 못한 전개가 벌어지면서 진짜 범인이 관객 앞에 모습을 드러낸다.
배우 중에는 연극에 처음으로 도전하는 배우도 있었다. 하지만 무대 연기에 익숙한 양희경 박형준 정예훈 등이 중심을 잡아주면서 다른 배우들도 함께 녹아든 모습이었다. 전 MBC PD이자 극단 대표인 정세호 연출가는 연극이 올해 66주년을 맞은 만큼 무대 위에 옛 영국 자택 분위기가 풍기는 벽난로와 가구, 그림, 의상을 준비했다. 소극장 전체에 울리는 음악도 영국 민요를 따서 직접 새로 만들면서 신경을 썼다. 연극은 결국 극 중 대사처럼 “보이는 게 전부는 아니다”라는 메시지다.

MBC는 2003년 공채 탤런트 31기를 뽑았다. 이후 15년째 신입 기수를 뽑지 않고 있다. 그동안 설 자리가 좁아진 탤런트들이 지난해 10월 극단을 창단하고 공연을 올린 것이다. 연기뿐 아니라 소품 제작과 관객 안내, 인사, 홍보에도 나서 열정을 불태우고 있다. 배우 박형준은 “30년 가까이 연기 생활을 했다. 시청자들이 원하는 건 변해갔지만 저는 계속 같은 모습이었다”며 “모두 새롭게 변하기 위해 모였다”라고 밝혔다. 다음 달 25일까지 서울 종로구 대학로 SH아트홀. 5만~6만6000원.
권준협 기자 ga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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