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미 퍼스트’(#Me first·내가 먼저) 운동에 동참했다. ‘미 퍼스트’는 성폭력 고발 캠페인 ‘미투(#MeToo)’ 운동을 지지하고 성범죄를 목격했을 때 ‘나부터 침묵하지 않겠다’는 의미의 해시태그 운동이다. 표 의원은 또 다양한 성폭력 피해 사례를 나열하며 “성범죄 피해는 인정받고 보호받기 어려운 권력적 범죄”라고 강조했다.
표 의원은 1일 페이스북에 “성폭행·추행·희롱 상당수는 회식 술자리에서 발생한다. 음주운전 주취난동 폭행도 마찬가지”라며 “(하지만) 법원은 주취감경 솜방망이”라고 썼다. 이어 “정치인으로서 쉽지 않겠지만 나부터 회식을 주관하지 않겠다. 술자리를 거절하겠다. 성희롱, 성적농담, 성추행을 제지하겠다”고 다짐했다. 글 말미에는 ‘미퍼스트’ 해시태그를 덧붙였다.
이 게시물은 전날 올라온 ‘미투’ 운동 지지 글의 연장선이다. 표 의원은 서지현 검사(통영지청)로 촉발된 ‘미투’ 운동을 지켜보며 자신이 만난 성폭력 피해자들을 떠올렸다.
10여년 전 피해자학 강의를 마친 표 의원에게 다가온 한 여성은 “18세 때 이웃 오빠에게 성폭행을 당한 후 결혼해 자녀들을 낳고 살았다. 내가 피해자가 맞느냐”고 물었다고 한다. 이 여성은 70대였다. 표 의원이 “성폭력이 맞다”고 답하자 여성은 한결 가벼워진 얼굴로 감사 인사를 하고 돌아갔다.
표 의원은 성폭행 사건 관련 인터뷰가 방송되면 꼭 여성들의 전화가 걸려왔다고 했다. 이들은 표 의원에게 “내가 겪은 피해와 유사하다. 범인이 재범을 저지른 것 같다”고 말했다. 수년 전부터 10여년 전까지, 여성들의 피해 시점은 다양했다. 표 의원은 “시기와 연령을 비교하면 차이가 크지만 피해자의 상처는 결코 시간이 치료해주는 게 아니라는 것을 거듭 확인했다”고 썼다.
표 의원은 또 “경찰대 졸업반 여학생이 파출소 실습 중 아버지뻘 소장에게 성추행 피해를 입어 상담후 경찰청 감찰에 연락하고 도움준 적이 있다”며 “경찰 내부 남성중심 문화에 편승한 가해자의 치졸한 공격으로 고통받으면서도 끝까지 싸워 이겨낸 그 친구 모습 보며 감사와 미안함 느꼈다”고 털어놨다. 이후에 상관의 성희롱·성추행 피해를 입은 여성 경찰관들의 상담 및 지원을 하며 경찰 내 성범죄 문제의 심각성을 절감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물론 허위로 성범죄 피해를 내세우는 무고 사건도 발생한다. 이 경우 섬세하고 전문적인 수사로 밝혀내야 할 수사기관의 책임”이라며 “극히 소수에 달하는 무고 사건 내세워 피해자를 의심하고 괴롭히는 행위는 용납 안 된다. 성범죄 피해는 인정받고 보호받기 어려운 권력적 범죄”라고 강조했다.
서 검사를 위한 응원도 잊지 않았다. 표 의원은 “8년간의 고통과 공개하기 전 갈등과 두려움, 그 모두를 이겨낸 용기에 존경과 지지와 응원을 드린다. 앞으로 서 검사가 결코 유무형 직간접 어떠한 불이익도 받지 않도록 양심있는 검사님들의 적극적 노력 부탁드린다”며 “모든 다른 분야 ‘미투’ 동참자들을 응원한다”고 적었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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